정치국 상무위원 포함, 노동당 최고위급 간부 대거교체
'자력갱생' 경제개선 성과 없자 김덕훈 총리 등 경질한 듯
식량난 등 경제난 악화 책임을 당간부들에 전가 가능성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의 최상층부 권력 구도에 큰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한데 따르면 북한 노동당은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당비서 및 국가기관 간부들을 해임하고 새로 임명하는 조치를 취했다.
북한 권력구도에서의 최상위 조직인 노동당 정치국 상임위원회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조용원 조직비서, 리병철 군사담당 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5명의 상무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이들 가운데 한명 이상이 해임되고 새로 임명됐다는 것이어서 상임위원회 구성이 바뀌었음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인사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날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19 방역 대책으로 당이 결정한 정책의 집행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 간부들을 문책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상무위원중 김덕훈 내각총리가 이번 회의에서 해임되고 후임자가 새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외에도 정치국 정위원과 후보위원 당비서, 국가기관 간부들을 교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해 정치국 상무위원 이외에도 노동당과 내각의 최고위층 간부들이 다수 해임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간부들을 질책하고 교체한 것은 자신이 추진중인 자력갱생 방식의 경제개선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제난이 심해지고 있는데 불만을 가졌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당 최고위급 간부들을 대거 교체함으로써 경제난이 심화하는 책임을 당간부들에게 전가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올들어 1월 8차 당대회에서 5개년 경제개발전략을 확정하고 2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올해 경제계획을 확정했으며 이달에도 전원회의를 개최해 경제문제를 챙기는 등 경제 발전에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전원회의에서 김총비서가 직접 이례적으로 식량난이 있음을 인정했고 2월 전원회의에서는 1월 당대회 직후 임명한 김두일 경제비서를 한달 만에 교체하는 등 경제 개발노력이 계획에 따라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29일의 정치국확대회의에서 주요 간부들을 대거 교체한 것은 김총비서가 당간부들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큰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공개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치국 회의는 김위원장이 간부들의 무능을 질타하고 이어 특정 책임간부들이 업무를 태만히 한 사례 보고가 있었으며 이를 토대로 다른 회의 참석자들이 문제가 지적된 간부들을 비판하는 등 북한 특유의 '사상투쟁'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김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과 김총비서의 수행비서격인 현송월 등이 직접 토론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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