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사령탑 이탈에도…상승 흐름 이어간 롯데

기사등록 2021/06/29 22:34:33
[서울=뉴시스] 롯데 자이언츠 최현 감독대행.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선수단의 수장이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웠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롯데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3-5로 승리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렸다. 롯데가 3연승을 달린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기상 악화로 인해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서스펜디드 선언돼 10월 7일 속개되는 서스펜디드 경기 결과에 따라 연승 기록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3연승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해석이다.

사령탑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일궈낸 승리다.

롯데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수장이 이탈하는 악재를 만났다. 래리 서튼 감독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 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

서튼 감독은 최근 입국한 자녀 2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밀접 접촉자가 됐다.

지난 14일 어머니와 함께 입국한 자녀 2명은 당시 코로나19 검진에서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지난 27일 격리 해제를 앞두고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서튼 감독과 아내는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밀접 접촉자가 돼 격리를 피하지 못했다. 롯데 관계자는 "서튼 감독의 아내와 자녀 2명이 서튼 감독의 집에서 자가격리를 했다. 각자의 방에서 지냈지만 감독 역시 같은 집에 있었기에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서튼 감독이 7월 8일부터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라 롯데는 수석코치 겸 배터리코치를 맡고 있던 최현 코치에 감독대행을 맡겼다.

1988년 1월생으로 만 33세 5개월에 감독대행을 맡은 최현 감독대행은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감독대행이다. 1982년 4월 29일 만 33세 9일의 나이로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 감독대행을 맡은 조창수가 역대 최연소다. 최현 감독대행의 지도자 경험도 풍부하다고는 볼 수 없다.

갑작스러운 사령탑 부재와 어리고 경험이 많지 않은 감독대행 선임으로 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할 수 밖에 없었다. 

최현 감독대행은 경기 전 "서튼 감독님이 해왔던 것과 동일하게 선수들의 루틴과 우리가 해온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서튼 감독님과 나의 철학이 비슷하다. 감독님과 계속 대화하면서 팀을 이끌어 감독님이 부재중인 것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또 "서튼 감독님이 계실 때와 똑같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현 감독대행의 다짐대로 롯데는 감독대행 체제로 이룬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상승 기류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롯데 타선은 집중력을 선보였다.

4회초 상대의 제구 난조 속에 잡은 만루 찬스에서 전준우의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 안치홍의 희생플라이와 이대호의 우전 적시타로 대거 4점을 냈다.

8-5로 추격당한 8회초에도 1사 1, 2루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안치홍, 이대호의 적시타와 한동희의 3점포 등으로 대거 5점을 뽑았다.

안치홍은 1회초 선제 3점포를 때려내면서 롯데의 기선제압에 앞장섰다.

베테랑 선발 노경은도 5⅔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해줬다.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맴돌다 6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위권 도약을 노리던 롯데에게는 귀중한 승리다.

5월까지 15승 1무 29패에 그쳤던 롯데는 6월 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치른 23경기에서 13승(10패)을 거두면서 상승 기류를 탔다. 최근 8경기에서도 5승 3패를 거뒀다.

분위기를 어느정도 끌어올린 롯데는 올림픽 휴식기 전까지 최대한 승수를 쌓아 중위권과 격차를 좁히겠다는 각오였기에 이날 승리가 반갑다.

롯데는 서튼 감독의 복귀 전까지 최현 감독대행 체제로 7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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