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께 22세 대학생 실종되며 시작돼
수사과정에서 가짜뉴스, 음모론 난무해
수사 결과 함께 술마신 친구 '혐의 없음'
29일 변사심의위도 같은 결론…내사종결
29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변사사건 심의위원회(변심위)에서 A씨 사건을 내사종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수사사항,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총 8명의 내·외부위원이 보강 수사 필요성과 변사사건 종결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했다"며 "종결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고 전했다.
장장 2개월간의 변사사건 수사는 A씨가 지난 4월24일 밤 친구 B씨를 만난다며 집을 나간뒤 다음날 실종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실종 6일만에 실종장소인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부근 수면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후 경찰은 실종 현장 인근 CCTV 와 목격자를 확인하는 등 사망 경위 등에 대해 조사에 나섰지만 속시원히 밝혀진 것은 없었다. A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블로그에 여러차례 글을 올리며 사망 경위가 규명되지 않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자 이를 틈타 각종 음모론이 무성하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실종 당일 함께 술을 마신 B씨가 A씨 죽음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대부분이었다.
B씨 가족에 대한 가짜뉴스도 잇따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퇴직한 전 강남경찰서장이 B씨 가족이다', 'B씨 아버지가 강남 세브란스 병원 교수다'라는 근거없는 풍문이 떠돌았다. 경찰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단 발동이 걸린 음모론의 주행은 멈추지 않았다.
A씨 실종 및 시신 발견 후 잇달아 등장한 가짜뉴스, 음모론의 양적 수준은 유사 사건들과 비교해봐도 가히 '역대급' 기현상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수사기관의 수사, 언론 보도에 대한 불신이 널리 퍼져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B씨와 B씨 가족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가 이뤄지긴 했다. 경찰은 이들을 수차례 불러 최면조사,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어 A씨 양말·의류에 묻은 흙과 한강 지점별 토양성분을 비교분석하고 사건 당일 한강공원을 출입한 차량 기록을 확인하며 목격자들을 찾아냈지만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씨 실종 당일 A씨로 추정되는 입수자가 시원하다는 듯한 소리를 내며 수영하듯 한강에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고, 이에 A씨가 주취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A씨가 한강에 들어가게 된 경위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시점까지 7개 그룹의 17명 목격자를 확보해 참고인 조사(17회), 목격자 참여 현장조사(3회), 법최면(2회), 포렌식(1회) 등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간수사 발표 며칠 후엔 사라졌던 B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돼 경찰이 포렌식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포렌식 결과 B씨에게 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 등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 분석에서도 혈흔반응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좀처럼 가라앉질 않았고, 이에 B씨 측은 유튜버와 악플러들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B씨 측에 사과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된 수사에도 범죄 혐의점이 밝혀지지 않자 경찰은 사건의 수사 계속, 혹은 종결을 결정하는 변사사건 심의위원회(심의위) 개최를 결정했다. 그리고 29일 변심위 심의 결과를 발표하며 "변사사건 수사는 종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초서는 강력 1개팀이 A씨의 사망 전 최종 행적 및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형사 1개팀은 유족의 고소 건을 절차에 따라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A씨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시민들도 매주 수사기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변사사건은 종결됐지만 '한강 대학생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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