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건' 등 지휘한 나병훈 사의
양인철, 이준식 검사도 사의글 올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채널A 사건' 등을 지휘한 나병훈(54·사법연수원 28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사의를 밝혔다. 나 차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제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갈 때가 된 것 같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정말 훌륭하신 선·후배님들,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 도움으로 22년 4개월 동안 검사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함께 했던 분들께 감사드리고 소중한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검찰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마음으로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리라 확신한다"며 "저도 열심히 응원하겠다. 모든 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드린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광주 출신인 나 차장은 광주 대동고,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해 1999년 울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장을 지낸 뒤에는 광주지검·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재직했고 제주지검 차장검사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부임했다. 그러다 이번 고검검사급 인사로 수원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앞서 나 차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조치 등에 반발하며 나간 김욱준(49·28기) 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대신해 지난 2월 임명됐다. 1차장 자리는 서울중앙지검 '2인자'로 꼽히며 주요 사건 수사를 지휘한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 산하에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채널A 사건', '이용구 전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 등 예민한 수사가 몰려 있다. 이 때문에 흔히 '승진 코스'로 여겨지는 1차장을 고검 검사로 좌천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양인철(50·29기)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도 사의를 밝혔다. 양 감독관은 "검찰이 어려운 시기에 사직하려니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바깥에서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하겠다"며 검찰 내부망에 글을 남겼다.
부산 출신인 양 감독관은 부산 내성고,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 수원지검 형사1부장, 청주지검 형사1부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 시절에는 당시 '추미애 전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수사를 담당하며 서울동부지검장과 이견을 보였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그는 이후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좌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중간간부 인사로는 대구고검 검사로 이동했다.
고검 검사로 발령된 검사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고 있다.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 난 이준식(52·28기) 부천지청장도 이날 사의를 밝혔다. 이 지청장은 "어려운 시기에 먼저 떠나게 되어 죄송스럽지만 우리 조직은 늘 그래왔듯이 어려움을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늘 응원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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