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두환 정부에서 판사된 분" 작심비판
최재형 때리기 시동…"이회창도 아들로 미끄러져"
尹과 묶어 "임명권자 등에 칼 꽂는 기회주의자"
민주당은 감사원장직에 엄격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들어 최 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야권에서 'X파일'로 휘청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체재로 도덕적 이미지가 강한 최 원장이 거론되자 본격적인 '송곳 검증'도 별렀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 구미시청에서 경북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지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원장은 사법연수원 13기로 1981년도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분이다. 1980년 광주 시민을 학살하고 등장한 전두환 정부에서 사시에 합격해 판사가 된 분"이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민주화 인사에 대해 판사로서 단 한번의 양심적 판결이나 발언을 했는지 찾아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송 대표는 "감사원장은 어떠한 국가조직보다 정치적 독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인데 현직 감사원장이 임기 중에 사표를 내고 대통령 선거에, 그것도 야당 후보로 나가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감사원법 취지에 맞지 않다"며 "특히 최 원장은 김오수 현 검찰총장을 청와대에서 감사위원으로 위촉했을 때 '정치적 편향이 있다'고 해서 청와대 추천을 두 번이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서 본인이 감사원장을 그만두고 야권 대선후보로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 말이 맞지 않는 '내로남불' 아니냐"며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감사나 이런 모든 행위 자체가 다 소신에 따른 감사원장의 행위로 보여지기보다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대구 북구 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린 대구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선 출마를 묻는 여러 질문에 단 한번도 부정적 의사를 표하지 않은 것에 비춰볼 때 사실상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이런 행보는 그간 독립성이 보장되는 헌법기구인 감사원을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도구로 악용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부끄러운 고백이고 위헌 고백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강 최고위원은 "최 원장은 감사원장의 직분을 잊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일에 적극 편승해왔다"면서 탈원전 감사를 거론하고는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땅에 내팽개친 최 원장은 자신의 행태가 행정부의 직무기강 확립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감사원 직원 모두와 헌법에 대한 모욕임을 똑똑히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회창 모델이 결국 성공했느냐, 실패했다"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어느 날 갑자기 펑 하고 나타난 사람이 대통령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도 했다.
지난 2017년 12월 최 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료를 준비하다 보니 칭찬해드릴 부분이 많은 것 같다"며 그를 칭찬한 바 있던 백혜련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서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랐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했다.
백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을 싸잡아 거론하며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은 우리나라 기구 중 가장 (강한) 권력기구라고 볼 수 있다"며 "두 분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모르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순탄치 않을 것이고 법조인으로서 한계를 뛰어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원장에 대한 청문회 당시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도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두 분이 다 어떻게 보면 이 정권의 권력기관의 최고위직을 지내신 분들 아닌가"라며 "그 고위직을 하시던 분들이 그 고위직을 한 것을 하나의 발판으로 삼아서 야권의 후보가 되겠다고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공직 윤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어쨌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징계하려고 들었기 때문에 본인이 불만을 갖고 이탈할 수 있다고 보는데 도대체 최 원장은 왜 (야권에) 가는가"라며 "청와대가 불편한 기색을 표시한 적은 있어도 구체적으로 이분을 압박하거나 쫓아내려고 무슨 징계위를 열거나 그런 적이 없다. 이분은 정말로 자가발전"이라고 비판했다.
당 대선기획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을 향해 "정말 야당도 오죽 인물이 없으면 그렇게 여당에서 일하던 분을 데리고 가야겠느냐"며 "인물 자체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권주자들도 잠재적 경쟁자인 최 원장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월성원전 감사 과정에서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라고 했던 그의 발언은 국민의 정부 선택이라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망발이었다"며 "직분을 망각하고 폭주하듯 국정에 개입하려 했던 그의 행태는 감사원의 신뢰도에도 상처를 줬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금도를 넘은 최 원장의 행보는 윤 전 총장을 떠오르게 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를 마치 자기 자신의 통치 권한인 것처럼 남용한 두 사람의 처신은 닮았다"며 "이제 국민이 그들에게 묻고 따질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이나 이런 자리들은 정치와 거리가 먼 자리들 아닌가"라며 "그런데 현직에 있다가 정치로 직행하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겠느냐. 그 점은 나도 국민 시선과 같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물건을 보면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뜻의 견물생심(見物生心)을 빌어 "물건을 보니 마음이 동해서 도둑질한다는 것"이라며 최 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양 지사는 사정기관 고위공직자의 경우 직무 수행 기간만큼 공직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윤석열·최재형 방지법' 제정을 공약한 바 있다.
이광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기관 수장들의 연성 쿠데타를 심판해야 할 때'라는 글을 올리고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핵심인 검찰과 감사원의 수장들이 호랑이가 된 양 정치판을 기웃거린다고 하니 그간의 순수성과 직업 윤리가 의심된다"며 "탱크만 동원하지 않았지 반 세기 전 군사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임명권자 등에 칼을 꽂는 기회주의자 윤석열·최재형은 호가호위의 '반사체'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권력기관의 수장을 맡았던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부끄러운 줄 알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에서는 윤 전 총장에 이어 최 원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른 것을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말에 빗대는 조롱도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야흐로 배신의 계절이냐. 한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하게 돼 있고 누군가 배신의 길을 열면 우르르 따라쟁이가 줄을 선다"며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꼴뚜기나 망둥이나 욕망의 산물일 뿐이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겠지만 국민의 눈에는 그저 그물에 걸리는 잡어들"이라고 비난했다.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왜 감사원의 원전관련 감사에 대해 특정 언론이 단독보도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었는지"라며 "최 원장과 친척관계가 있는 언론은 왜 그렇게 비공개 감사 관련 정보를 많이 알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후보가 되시려면 당연히 검증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검증의 사각지대에 계셨지만 말이다"라며 "그런데 이 과정을 정치공작 등으로 매도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당연하고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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