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생존·여성은 50대 1명 남아
노인 지하철·지원금 보편지급 격론
이준석 토론심사 후 "정말 잔인하다"
30일 8강…7월5일 1~4위 순위결정
최연소 생존자 김민규 군은 현역 고등학생이고, 최고령 생존자 김연주 씨는 유일한 여성이다. 나머지 6명은 24세에서 40세 사이었다.
이날 선발전은 4대4 단체 토론 2개 시드로 각각 50분 가량 이어졌다. '저스티스' 팀과 '토론의힘' 팀이 맞붙은 첫 토론의 주제는 "65세 이상 지하철 무료이용"이었고, '2345' 팀과 '국가대표' 팀은 "5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두고 토론을 이어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배현진 최고위원,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이 심사위원석에서 승패 판정을 내리고, 승리한 팀 구성원이 8강에 진출하되 심사위원 재량에 따라 '와일드카드' 제도로 생존자를 교체할 수 있게 했다.
"65세 이상 지하철 무료이용"을 주제로 한 1시드 토론의 주요 쟁점은 지하철 운영의 적자재정 문제였다.
반대측 양준우 씨는 "작년 출산율이 0.8로 지구상 유례없는 수치고, 이미 15.7%가 노인 인구인데 20년 후 두 배가 될 것"이라며 "정책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이미 매년 66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하므로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찬성측 김민규 군은 "적자액 대폭 상승에 기여한다고 주장하는 노인 무료이용의 소실 도출 방법은 이들의 교통카드가 단말기에 찍힌 횟수를 곱한 총액을 산정한 것"이라며 "그러나 한 연구에 의하면 실제 운행시 하중에 따른 추가비용은 거의 0에 수렴한다"고 반박했다.
반대측 류혜주(22)씨가 "농가 인구가 2020년 기준 224만명이고 이 중 65세 이상 인구가 46.6%다. 이 분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제한적 복지"라고 주장하자 찬성측 민성훈씨는 "지하철을 운영하는 6개 도시는 지역자원시설세 등으로 세금을 더 냈음에도 유료화시키는 건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찬성측 전성하(40)씨는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제도를 1988년에 시작해 수령하는 비율이 35%밖에 안 된다"며 "현 상태에서 (지하철을) 유료화해서 권리를 빼앗는 것 잘못"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반대측 임승호씨는 "노인빈곤율이 높다는 사실 때문에 선별적 복지로 가자는 것"이라며 "소득별로 할인율을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반대 측 최인호(20)씨는 "노인 지하철 무료이용은 1984년 시행됐다. 45년 전의 어르신과 오늘의 어르신을 동일시하는 것은 극복해야 할 구시대의 허물"이라고 입장을 마무리했고 찬성 측 장천(36)씨는 "(노인 지하철 무료이용을 폐지했을 경우) 65세 이상 분들의 불이익과 비교형량하여 취소할 때의 공익이 더 클 때만 취소할 수 있다"며 발언을 마쳤다.
반대측 백지원(27)씨가 "문재인 정부는 나라빚을 400조원 가까이 쌓았다. 5차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민주당 대선지원금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맞서 찬성측 김연주 씨는 "보편적 지원에 대해 포퓰리즘의 프레임을 씌웠는데, 국가재난 상황에서는 누구나 어렵다. 제세동기처럼 심장마비 구제의 방편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이에 반대측 황인찬 씨가 "5차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면 국가채무가 1000조원에 다다른다"고 지적하자 같은 입장의 신인규 씨는 "코로나 특수를 누린 분들도 분명히 있고 아무런 월급의 변화가 없던 분들도 있다"며 "오히려 이것이 선별지급의 반증이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찬성측 신현주(24)씨는 "재정 상황이 최악인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이 전시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받았고, 양기열(36)씨는 "전국민에 지급한 뒤 연말에 과세를 하면 사후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챙길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어 찬성측 황규환 씨가 "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률은 14%밖에 안 된다. 2~4차 선별 지원이야말로 명확한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보편적 지원으로 소비가 1.8배로 올라 소상공인과 영세상인들이 효과를 봤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대편의 윤희진(29)씨는 "현금살포식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수요를 창출해 피해 사업장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30%만 효과를 봤다"고 응수했다.
이날 토론의 결과는 1·2시드 모두 반대 측의 승리로 나왔다. 1시드에서 승리한 '토론의힘'에서 양준우·임승호 씨가 생존했고, 패배한 '저스티스'에서도 김민규 군과 민성훈 씨가 와일드카드 제도로 살아남았다.
2시드를 이긴 '국가대표'에서는 신인규·황인찬 씨가 8강에 진출했다. 아쉽게 패배한 '2345'에서도 황규환·김연주 씨가 올라갔다.
와일드카드로 선택받은 김민규 군은 고등학생임에도 "미시경제학에서 볼 때 노인을 시장 수요자로 바라보고 한계수익과 한계비용의 교점에 근접한 수준의 수요를 견인해 이윤을 극대화자는 주장인가"라는 학술적 접근으로 토론에 임해 눈길을 끌었다.
역시 패배 팀에서 생존한 국민의힘 부대변인 출신 황규환 씨는 입론부터 재난지원금이 보편적으로 지급돼야 하는 이유를 7가지로 정리해 제시함으로써 논의의 흐름 전반을 조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사를 총괄한 이준석 대표는 토론 심사를 마친 뒤 "정말 잔인하다. 네 분이 승리했는데 와일드카드 두 장을 쓸 수 밖에 없었다"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다들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는데 토너먼트다 보니 편의상 순위를 가렸다"고 설명했다.
8강전에 오른 이들은 하나같이 탈락한 팀원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연주 씨는 "같이 팀워크를 이뤘던 친구들이 같이 못 올라라게 돼 무척 마음이 아프다"고 했고, 임승호 씨는 "개인기로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30일 열리는 8강전은 2대2 토론으로 진행되고, 여기서 생존한 4명이 벌이는 결승전은 7월5일 열린다. 1~2위가 대변인, 3~4위가 상근부대변인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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