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토너먼트 대결 가능성
13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야구 자존심 대결
여자 배구·핸드볼은 조별리그에서 상대
우선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공교롭게 당시 동메달결정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은 일본을 2-0으로 제압하고, 시상대에 섰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이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일본의 의지가 강하게 엿보인다.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로 A대표팀 주장인 수비수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를 비롯해 측면 수비수 사카이 히로키(우라와 레즈),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를 소집하며 최정예 멤버를 꾸렸다.
일본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구보 타케후사(헤타페) 등 최종엔트리 18명 중 해외파가 절반인 9명이다.
뉴질랜드, 온두라스, 루마니아와 한 조에 속한 김학범호는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8강 또는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날 수 있다. 성사된다면 야구와 함께 가장 큰 관심과 뒷이야기를 부를 한일전이 될 전망이다.
김학범 감독과 모리야스 일본 감독의 지략대결도 흥미롭다.
모리야스 감독은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다. 둘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만난 적이 있다. 한국이 2-1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조현우(울산)가 와일드카드로 가세한 한국과 비교해 일본은 대학 선수가 섞인 구성이었다. 때문에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도 적잖았다.
김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일본과 대결할 것을 염두에 뒀다. "조별리그는 물론 일본 등 다른 조에 있는 상대팀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대회에 들어가면 시간이 없다. 미리미리 봐둬야 편하다"고 했다.
김학범호는 30일 최종엔트리 18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야구에선 한국과 일본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총 6개국이 출전하는 야구 본선에 한국은 B조, 일본은 A조에 속했다. 조별리그에서 마주할 일은 없지만 두 팀 모두 목표를 달성하려면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의 혈투는 불가피하다.
2000년 시드니대회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한 한국은 3-1 승리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대성은 담 증세로 팔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155구 완투승을 거뒀고, 이승엽은 8회 당시 일본 최고의 투수인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안타를 뽑아냈다.
2008년 베이징대회는 우리에게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예선을 7전 전승으로 통과한 한국은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과 마주했다.
6회까지 1-2로 끌려가던 한국은 7회 균형을 맞춘 뒤 8회 이승엽의 역전 결승 투런포로 운명을 바꿨다. 대회 내내 부진했던 이승엽의 한 방에 일본은 또 다시 주저앉았다.
13년 전과 마찬가지로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젊은 피에 기대를 건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강백호(KT위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등이 형들의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배구는 조별리그 한일전이 성사됐다. 나란히 A조에 속한 한국과 일본은 8월1일 맞대결을 벌인다.
마지막 올림픽에 나서는 김연경(상하이)의 어깨에 기대를 건다.
여자 핸드볼 역시 조별리그서부터 한일전이 성사됐다. 다음달 29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붙는다.
핸드볼은 개최국에 조를 선택할 수 권한을 준다. 한국이 속한 A조를 일본이 택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한국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지만 유럽 출신 지도자와 홈 이점을 기대하는 일본은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한국과 일본이 가장 최근 대결한 건 2019년 6월 정기전으로 한국이 31-20, 11점차 완승을 거뒀다.
덴마크 출신 울리크 커클리 일본대표팀 감독은 "두 조 모두 쉽지 않다"면서도 "우리가 노르웨이 같은 정상급 팀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의미있다고 본다. 한국과 대결도 흥미로울 것이다"고 했다.
한국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2008 베이징대회 이후 13년 만에 메달에 도전한다. 2012 런던대회에선 4위, 2016 리우데자네이루대회에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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