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카페에 "학교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사실과 달라
"무슨 백신 맞는지 안 알려준다는데 무섭다" 거짓 정보도
학부모들 의견도 분분…"맞는게 안전하다""자녀 불안해해"
9월 모의평가 응시자로 대상자 규모 검토…48만여명 전망
8일 교육계에 따르면 포탈사이트 수험생 카페에서는 '정부가 수험생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거나 '무슨 백신을 맞았는지 안 알려주고 맞은 후에 알려준다'는 사실과 어긋난 게시글이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 유명 수능 수험생 카페인 '수만휘'에는 전날인 7일 게시된 '고3·수험생은 7월초에 화이자 맞는다고 한다'는 글에 한 이용자가 "저희 학교는 백신 접종이 의무. 수능 보려면 맞아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이버 수험생 카페에선 수험생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가 지난 2일 "무슨 백신 맞았는지 안 알려주고 맞은 후에 문자로 알려준다는데 무서워서 맞기 싫다"는 글을 적었다. 반면 해당 글엔 "알아보고 접종하기 싫다면 거부하면 되지 않겠냐"거나 "잘못된 정보다. 사전예약제로 진행되는 백신을 맞은 후에 안다니"라고 바로잡는 댓글도 적혔다.
수험생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에 따르면 수험생을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맞지 않을 수 있다. 맞지 않으면 접종 순번은 후순위로 밀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학교에 안내할 때도 희망자에 한해 접종한다는 점을 공문에 명시했다"며 "고3 접종의 경우에도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 살피겠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이 접종받을 백신 종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교육부는 지난 7일 고3 수험생에게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6월3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에선 고3 재학생 41만5794명, 졸업생 등 수험생 6민7105명 등 총 48만2899명이 응시했다. 지난해 9월16일 실시된 모의평가의 수험생 규모는 48만7347명이었다.
정부는 고3 및 N수생 등 수능 수험생의 접종은 기말고사 등 학사일정을 고려해 오는 7월 실시한다.
수험생들은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뒤따를 수 있는 미열 등 이상반응이 수험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보다 크게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분위기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신경희 전국외고·국제고학부모연합회 부회장(안양외고 졸업생 학부모)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수험생 백신 접종에 대해선 의견이 반반"이라며 "맞는 게 안전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자녀 자신이 불안하다면 무리해서 맞힐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 지역 한 수험생 학부모 A씨는 "불안하긴 한데 정부에서 (백신을) 맞으라고 하니 맞는 분위기"라며 "걱정은 되지만 시험을 보러 이동하려면 안전을 위해선 접종을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백신 접종을 받지 않기로 선택한 수험생들이 학교에서 눈총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 부회장은 "요즘 학생들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설령 맞으라 권고해도 맞지 않겠다고 결심하면 맞지 않을 것"이라며 "맞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접종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교사들이 세심한 배려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학생들과 자주 대면하는 학원 종사자에 대해서도 우선 접종을 요청한 상태다.
수능 수험생 백신 접종 대상자 규모 선정과 관련해선 9월 모의평가와 수능 등에 20~30대가 허위로 응시해 백신을 맞는 이른바 '접종 새치기'를 막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유치원 및 초등1~2학년 교직원들에 대한 접종시기를 당초 6월에서 7월로 미루고 백신 종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으로 바꿨다. 2학기 전면 등교 전 2차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접종 간격이 3~4주로 짧은 mRNA 백신 접종이 적절하다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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