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과거 어느날처럼 여전히 생명력 넘치는 나무를 보며 "그 시절 이후 내가 노래한 것은 그렇게 달콤하고 그다지 독특하지 못했어"라며 다시는 과거로 갈 수 없는 나를 돌아본다.
또 "오래 버려두었더니 숲이 되어 태양과 바람이 머물고 새들은 노래하고 새로 돋아난 잎사귀가 달린 아름다운 어린 포플러나무 한그루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며 자연스레 잉태하고, 피어나고, 시드는 생명력에 경탄한다.
한편으로는 "모든 꽃이 열매가 되진 않으니 만발한 꽃들을 피어나게 둬! 모든 것이 제 길을 가게 해"라며 자연과 사람의 생각을 굳이 여과하지 말자고 피력하고, "사랑스럽고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쓸쓸한 어조로 쓰러진 나무이자 친구를 애도하기도 한다.
"가장 위대한 도서관은 자연"이라 말하던 헤세는 이외에도 나무에 관한 에세이 18편과 시 21편을 통해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고 있다.
헤세가 나무와 삶에 대해 써내려간 시와 에세이를 담은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에는 한수정 작가가 참여해 헤세가 느낀 나무의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위로를 서정적이고도 아름다운 삽화로 표현해냈다. 안인희 옮김, 172쪽, 창비,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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