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한 날짜에 태어난 딸…채은성 "좋은 기운 받아"

기사등록 2021/05/28 22:19:10

키움전에서 2안타 2도루 2득점…데뷔 첫 한 이닝 2도루

"팀의 연승 분위기 해치고 싶지 않았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 LG 채은성이 2루타를 치고 있다. 2021.05.28.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LG 트윈스 외야수 채은성(31)이 맹활약을 선보이며 득녀를 자축했다.

7년 전 자신이 1군 무대에 데뷔한 날짜에 태어난 딸이다. 채은성은 "좋은 기운을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LG는 2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해 3연승을 질주했다.

선발 케이시 켈리를 비롯한 투수진의 호투 속에 타선에서 유독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것은 채은성이었다. 채은성은 4타수 2안타에 도루 2개, 2득점을 올렸다.

아내의 출산 때문에 휴가를 다녀온 직후 선보인 활약이다.

채은성은 지난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출산이 임박한 아내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채은성의 아내는 27일 오전 체중 3.16㎏의 딸을 순산했다.

딸과 짧은 만남을 가진 채은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해 4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LG의 선취점과 2점째가 모두 채은성의 방망이와 발에서 나왔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채은성은 좌중간 안타를 때려낸 후 로베르토 라모스, 유강남 타석에 잇따라 도루에 성공했다. 라모스 타석에서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 상황에 2루를 훔친 채은성은 유강남 타석 때에는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가 초구를 던졌을 때 도루를 감행했다.

채은성이 1군 무대를 밟은 후 한 이닝에 도루 2개를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은성의 연이은 도루로 1사 3루의 찬스를 일군 LG는 유강남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4회 또다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채은성은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때 키움 중견수 이정후가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채은성은 2루에 안착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 LG 채은성이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05.28. dadazon@newsis.com
라모스의 내야 땅볼로 3루까지 나아간 채은성은 유강남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경기 후 채은성은 "딸이 태어난 날짜가 내가 1군에 데뷔한 날짜와 같다"고 소개한 뒤 "딸이 태어난 다음 날 안해본 것도 해보고, 좋은 기운을 받았다"며 웃어보였다.

2009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채은성이 1군에 데뷔한 것은 입단한지 5년 만인 2014년이었다. 5년 동안 눈물젖은 빵을 먹은 끝에 일궈낸 1군 데뷔였기에 채은성에게는 의미있는 날짜인데, 딸의 생일까지 겹치게 됐다.

채은성은 "평소에 하던대로 열심히 했다"면서도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안아보고 이후에는 유리벽 사이로 지켜보기만 해서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되니 확실히 느낌은 다르다"고 말했다.

출산 휴가를 간 이틀 동안 팀이 모두 승리한 뒤 안방으로 돌아와 채은성의 각오는 더욱 단단했다. 그는 "팀이 좋은 분위기였기 떄문에 오늘 경기에 나가면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 키움 투수들의 영상을 틈틈이 보면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2회 도루 상황에 대해 채은성은 "상대 포수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라서 더 과감하게 뛴 것은 아니다. 경기 전 전력분석 팀과 주루코치님이 알려주신 투수 에릭 요키시의 습관을 잘 기억했다가 도루를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채은성은 "경기 전 주루코치님과 전력분석에서 좋은 타이밍을 알려주셔서 정보를 믿고 도루를 시도했다"며 "2루 도루에 성공했을 때 이 정보가 맞아 떨어졌다. 그래서 믿고 3루 도루를 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그렇게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다"라고 수 차례 강조한 채은성은 "내가 느려서 상대 배터리가 더 경계를 느슨하게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딸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아니냐'는 말에 채은성은 "프로에서 처음 한 이닝 2도루를 했으니 그렇게 됐다"며 재차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류지현 LG 감독은 "채은성의 첫째 딸이 행운과 함께 아빠에게 힘을 실어준 것 같다"고 득녀를 축하함과 동시에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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