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러시아 묻지마 폭행' 외국인, 잡고보니 마약조직원

기사등록 2021/05/27 14:25:53

마약사범으로 첫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혐의 기소

경기 화성시 남양동 '묻지마 폭행'. (사진=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올해 초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서 주행 중이던 차를 가로막고 운전자를 끌어내 무차별 폭행해 검거됐던 외국인들이 국내 마약 판매 조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원형문)는 27일 마약류를 판매하며 폭력을 행사해온 구 소련 지역 국적의 A(우즈베키스탄 국적)씨 등 고려인 23명을 구속기소했다.

이 중 A씨를 비롯한 16명에게는 마약류 판매 목적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혐의(형법114조)를 적용했다. 마약 사범에게 이같은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 등 16명은 지난해 2월께 마약판매를 목적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한 뒤 평택에서 시가 6400만 원 상당의 신종 마약 스파이스(Spice, 합성대마) 640g(1280회 투약분)을 제조해 화성·평택·안산·아산·김포 지역에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신들의 구역에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외국인들을 승용차에 태워 외진 곳으로 데려가 집단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마약 판매대금을 제대로 상납하지 않거나 수괴의 이름을 함부로 발설했다는 이유로 일부 조직원을 삼단봉과 도끼 등으로 때린 혐의도 있다.

이들은 A씨를 수괴(총책)로 두고 스파이스 원료 공급 및 대금 수금을 담당하는 중간간부, 구역 및 조직원을 관리하는 폭력배인 ‘토르페다’(어뢰라는 뜻), 마약류 제조책과 판매책을 두는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추고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올해 초 인터넷에서 올라와 화제가 됐던 ‘화성 남양 러시아 묻지마 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지난 2월 8일 오후 4시 50분께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한 이면도로에서 러시아 국적인 B씨 등이 타고 있던 하얀색 SM5 승용차를 가로막은 뒤 둔기로 차량을 부수고, 이들을 승용차 밖으로 끌어내 주먹과 발, 둔기로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했다.

이 같은 범행은 다른 차량 블랙박스에 찍혀 온라인에 올라가 ‘화성 남양 러시아 묻지마 폭행’이라는 제목으로 확산해 많은 네티즌을 분개하게 만들었다.

앞서 경찰은 A씨 등 폭행에 가담한 8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피해자 진술에서 마약류인 스파이스가 언급된 점에 착안해 관련 사건 기록 검토 등 수사에 나서 3개월여 만에 마약조직 전모를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외국인 마약류 제조·판매 사범을 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죄로 기소한 첫 사례"라면서 "마약류 유통조직은 조직원끼리도 서로의 신분을 잘 알지 못하는 점조직 형태여서 하위 판매원을 검거하더라도 조직 구성원 전모를 밝히기는 어려워 그동안 이같은 혐의로 기소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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