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성 70~80명 고용, 성매매 알선 26명 검거
용인·이천 등 수도권 4곳에 오피스텔 48곳 빌려
성매매 여성 소개 에이전시까지 조직적 역할 분담
성매매 알선 1만3천건...성매수남 순차 입건 예정
전국 최초 ‘성매매 범죄단체 가중처벌’ 적용될듯
경기남부경찰청은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26명을 검거하고 이 중 총책 A(30대)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나머지 20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검거된 인원은 조직 총책을 비롯해 성매매 여성 소개 에이전시, 콜센터 조직원, 성매매 장소 제공자, 성매수남 등이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용인·이천·군포·의정부 등 수도권 4개 시·군에서 오피스텔 49개 호실을 임차해 베트남과 태국 국적의 외국인 여성 70∼80명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 성매매 알선을 위한 콜센터를 차려놓고 '실장'으로 불리는 조직원 11명을 투입해 2교대로 운영하면서 24시간 상주시키며 컴퓨터 11대를 설치해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주요 간부 3명은 수년간 동남아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여행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국내로 돌아와 총책과 관리실장으로 역할을 나눠 이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업소 등지에서 일하던 성매매 종사 외국인 여성도 코로나19로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가게 문을 닫자 오피스텔 성매매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한 기업형 조직을 통해 6만여 건의 성매매 알선 기록을 확보했으며, 이 중 1만3000건이 이들과 연관된 자료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성매수남 자료 분석을 통해 혐의가 있는 이들을 순차적으로 입건할 예정이다. 이 자료에는 성매수남 휴대전화번호는 물론 업소 방문 시 특이사항 등을 '기손'(기존 손님), '타/완'(타 업소 인증 완료), '문쾅'(손님이 호실에 있던 성매매여성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갔다는 의미) 등 은어를 사용해 기록해둔 개인정보가 담겼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은 성매매 여성을 수월하게 공급받을 수 있게 일명 ‘마마’로 불리는 에이전시까지 두는 등 조직적으로 역할 분담하며 오피스텔 성매매 운영을 기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근무 교시 시 성매매 알선과 관련된 모든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을 삭제토록 요구했으며, 경찰 단속에 적발됐을 경우 성매수남 자료가 저장돼 있는 외장하드를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거나 물이 든 양동이에 넣어 자료를 폐기하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성매매 알선 거래 내역을 남기지 않으려고 성매매 대금을 전부 현금으로 받아 챙겼고, 이후 콜센터 조직원들은 새벽 시간대에 성매매에 쓰였던 오피스텔을 렌트카로 돌면서 현금을 회수했다.
조직원 얼굴 등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헬멧을 쓰거나 택배기사 조끼를 입는 등 위장을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총책과 간부급 실장은 지난 3월 경찰이 콜센터 조직원을 검거하는 등 강제수사를 들어가자 도피를 시도했으며 이 기간 중 골프를 치거나 맛집 투어를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성매매 알선으로 얻은 불법 수익금이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한 성매매 알선 조직의 경우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며 조직적으로 운영한 점에 근거해 전국 최초로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22조(범죄단체의 가중처벌)’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경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에 따라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변종 성매매 알선 조직에 대한 수사는 최근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집창촌) 폐쇄에 나선 경찰이 또 다른 풍선효과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최근 수원역 일대 성매매 집창촌 폐쇄를 추진하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풍선효과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코로나19 집단감염 원인이 될 수 있는 신·변종 성매매 업소와 성매매를 조장하고 있는 불법 성매매 사이트 운영자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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