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신간]자본주의의 적·인간만세

기사등록 2021/05/25 14:25:06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자본주의의 적

한국소설계의 대표적인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8년 만에 새 소설집 '자본주의의 적'을 선보였다. 작년에 심훈문학대상과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과시한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사실과 허구를 교묘히 섞어가며 세태의 흐름을 정밀하게 포착해낸다.

특히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우리는 어디까지 알까'에서 보여주는 언어적 세공이 탁월한데 아버지 세대의 이념갈등과 역사적 상흔을 아들이 이어받는 모습을 뻔하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게 그려냈다.

남로당이었던 부모의 삶을 소설로 써낸 '빨치산의 딸' 이후 인간의 삶에 스며든 현대사의 질곡을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새로운 화법도 다양하게 시도한다. 300쪽, 창비, 1만4000원.

◇인간만세

한국 문학에서 가장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작가 대열의 선두에 선 오한기의 '인간만세'가 출간됐다. 답십리도서관 상주 작가 경험기를 토대로 한 '인간만세'는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소설의 관습과 문법을 비튼다.

소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탁으로 작품을 써야 하는 소설가 '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간 있었던 도서관에서의 일화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그의 앞에는 중대한 두 가지 문제가 놓여 있다.

바로 강연용 무선마이크를 분실했다는 것과 어디선가 계속 '똥!'이라는 외침이 들려온다는 것. 상주 작가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마이크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이 괴이한 외침은 도대체 누구의 짓일까. 208쪽, 작가정신,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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