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압수수색…조희연 혐의 입증할 증거는?
실무진에 '특채 지시' 했나…대화기록 분석
반대 의견 낸 부교육감 등 소환 조사 전망
조희연 소환 늦어지나…검사 교육 등 영향
수사의 관건은 조 교육감이 실무진들에게 특별채용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공수처는 증거 분석과 함께 실무진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성문)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시교육청을 10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18년 7월께 시교육청 교육정책국 중등교육과 중등인사팀에 해직교사 5명의 특별채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담당 실무진들이 거듭 반대 의견을 내자, 조 교육감이 이들을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의혹도 있다.
공수처는 교육감실과 종합전산센터에 있는 서버실을 압수수색해 조 교육감과 실무진들 사이에 오간 대화 및 업무 기록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당시 조 교육감이 권한을 남용해 실무진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지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장소에는 부교육감실과 교사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정책국장실, 중등교육과장실, 중등인사팀장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부교육감과 교육정책국장, 중등교육과장 등은 특별채용에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냈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공수처는 특별채용을 반대하는 의견이 담긴 보고 문건을 토대로 위 실무진 등을 불러 '조 교육감으로부터 위법한 지시를 받은 게 맞는지', '반대 의견을 내자 업무에서 배제됐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수처가 압수수색한 곳 중에는 시교육청 내 정책·안전기획관실도 있다.
현재 정책·안전기획관으로 재직 중인 A씨는 지난 2018년 조 교육감의 지시를 받고 특별채용 업무 전반에 관여했다는 게 감사원의 조사 내용이다. A씨는 심사위원을 불공정하게 선정하고 특별채용 대상자 5명이 높은 점수를 얻도록 조 교육감의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공수처는 A씨를 상대로 '조 교육감의 지시로 업무에서 배제된 실무진을 대신해 특별채용에 관여했는지',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할 만한 조 교육감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압수물 분석과 주변인들의 진술 확보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조 교육감 본인을 소환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우선 공수처에는 압수한 디지털 증거를 분석하기 위한 자체 포렌식 장비가 구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포렌식 장비 도입의 경우 지난달 말 입찰을 마치고 납품 업체를 선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지난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국과수 측 포렌식 장비를 일단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31일부터는 검사 6명이 4주간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는다. 일과시간 대부분을 교육에 할애해야 하므로 이들은 당분간 수사에 관여하기 힘들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공수처는 증거물 분석과 주요 참고인 조사를 병행하며 조 교육감의 소환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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