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남양주시가 올해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기는 ‘플로깅’ 확산에 주력하면서 추진 배경이 된 무단투기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남양주시 일부 지역에서 무단투기가 급격하게 늘어난 상태지만, 교묘해지는 무단투기 수법에 적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17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5일 한강시민공원 삼패지구에서 동네마실 플로깅단과 함께 '플로깅 DAY'를 개최하는 등 최근 주기적인 플로깅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 플로깅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쓰담달리기로도 불리는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럽으로 확산된 환경운동 중 하나다.
시가 플로깅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공공 자원과 노력만으로는 쓰레기 문제, 특히 무단투기로 인한 광범위한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7년 279건이었던 남양주시의 무단투기 적발건수는 2018년 457건으로 늘더니 2019년에는 무려 1294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여기서 더 늘어난 1630건이 적발됐고, 올해도 4월 말까지 벌써 521건이 적발된 상태다.
무단투기는 주로 다산이나 별내 같은 신도시지역보다는 구도심 위주로 발생하고 있지만, 퇴계원이나 양정동처럼 구도심이나 창고지역에 속해도 무단투기가 거의 늘지 않거나 줄어든 지역도 있는 만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건수가 크게 늘어난 와부읍을 비롯해 수동면, 화도읍 등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장이나 창고들이 많고 주변에 야산이 많아 무단투기가 쉬운 편이다.
이 같은 무단투기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CCTV 추가 설치 등 다양한 대책이 추진됐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게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투기하거나 차량 번호를 가리는 경우도 있어 적발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시는 각 읍·면·동에 쓰레기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순찰인력을 2명씩 배치해 현장 단속을 강화하고, 플로깅을 활성화시켜 주변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시민들과 함께 치우는 방식을 선택했다.
시민들이 플로깅 과정에서 발견한 생활쓰레기를 현장에서 치우고, 직접 수거가 어려운 산업폐기물은 시가 별도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시민 스스로 주변 환경을 개선하면서 환경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스스로 무단투기를 감시하는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플로깅을 경험한 시민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아 플로깅 경험자 위주의 동네마실 플로깅단 외에도 아파트 단위 플로깅단 구성이 추진되고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점점 심해지는 지역의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풀어가기 위해 플로깅 운동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추가적인 플로깅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라며 “각 읍·면·동에서도 사회단체와 협업해 매달 플로깅데이를 진행하는 등 지역사회에 정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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