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한국 정부가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의 대중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의 작업부회(전문가그룹 회의)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복수의 한미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한국은 중국과 경제적 관계가 강해 쿼드와 거리를 뒀지만, 북한 정책과 관련해 한미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어 쿼드에 접근하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쿼드가 코로나19 백신, 기후변화, 공급망을 포함한 '주요 신흥기술'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전문가와 정부 당국자들로 구성된 실무그룹을 발족시킬 예정이라며, 한국은 특히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이어 한국은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가 주력 사업이라며, 정보기술(IT) 활용 분야에 있어서 국제적인 평가도 높고, 첨단기술의 개발과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있어서 쿼드의 전문가그룹 회의와 지식 및 경험 공유를 통한 협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술 분야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기후변화 등 다른 두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신문은 오는 21일 워싱턴DC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문제, 백신, 대미투자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이 군사·경제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의 열쇠인 반도체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등 기술협력과 관련해 한국의 쿼드 참여도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미국 인텔과 대만의 TSMC, 삼성전자 등 반도체 세계 선두주자들과 회의를 열었다. 또 같은달 16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는 주요 테마였다.

신문은 한국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한미 정상회담 직전인 오는 20일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대기업들과 다시 회의를 연다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이어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170억 달러 (약 19조 2000억원)에 이르는 반도체 공장의 신설 및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 쿼드 실무그룹의 협력 및 한미동맹 강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사히는 임기가 1년 남은 문 대통령의 최대의 목표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며, 반도체와 기술 협력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는 북한 정책을 우선시하고 싶어하는 문 대통령에게 미국을 설득하는 재료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쿼드에 대한 전반적인 참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왔다며, 전문가그룹 회의 참여에도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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