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선출, 여론조사 비중 높이자"…국힘 비대위서 의견

기사등록 2021/05/13 11:38:36

김재섭 "국민들에게 당 지도부 뽑는 통로 열어줘야"

김병민 "폭넓은 민심 반영 장치 반드시 마련해야"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오는 6월11일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당내 젊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결과 70%에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 대표를 선출한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00% 여론조사로 적용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전당대회도 여론조사 비중을 늘려 국민적 관심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당 전당대회 규정에 따르면 당원이 아닌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이 대단히 좁다"며 "더 많은 국민들에게 우리당 지도부를 뽑는 통로를 활짝 열어줘서 당을 주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의 목적은 당권이라는 기득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직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100% 시민 여론조사로 우리 당 후보를 결정했지만 선거승리로 인해 가장 기뻐했던 것은 우리 당원들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규정에는 당원과 일반 여론조사 비율이 9 대 1이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은 대단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성문파에 의해 정당이 배타적으로 운영하는 민주당에 아주 강도 높은 비판을 해온 당의 기조를 놓고 볼 때 이제 와서 민주당의 전당대회 규정만을 존중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룰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도 당헌당규 개정은 전국에 계신 전당원 투표로 이뤄지므로 그 자체가 숙의고 합의"라며 "당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비대위는 그저 하루속히 안건을 전국위에 올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병민 비대위원도 "소수의 '문심'(文心)에 기대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문 대통령의 과거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축제의 장이 돼야한다"며 "민심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정당이 승리한다는 사실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따라 앞으로 치러질 국민의힘 전당대회 또한 국민의 폭넓은 민심을 반영하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여론조사 비중에 대해 추가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오른쪽)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해 열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김기현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1. photo@newsis.com
이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초선 김웅 의원도 "개인적으로는 여론조사 비율이 높은 게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아시다시피 당대표는 당원을 대표해야 하고 우리 당원들은 지난 4년간 가장 어려울 때 당을 지켜주신 분들이라 지금도 우리 당을 위해 좋은 선택을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황우여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11일 오후 국회에서 당 선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룰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지금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것은 시일이 촉박해서 상당히 어려운 면이 있고, 당헌당규 개정 부분은 선관위 권한이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고 전국위에서 확정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당대표 출마자가 몰릴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컷오프'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황 위원장은 "후보들이 너무 많이 출마를 하고자 할 때는 선출 편의상 컷오프가 있을 수 있도록 의결을 해서 사무처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아직 출마할 분들이 다 안 정해져서 등록 후에 (컷오프 숫자를)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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