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전투기 핵심기술은 AI·유무인 복합
공군, 6세대 전투기 보유 계획 수립 착수
국과연, 무인기 자율화 기술 국내 개발
6세대 전투기, 레이저로 4.5세대 격추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4.5세대란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전투기 사이 수준이라는 의미다. 4.5세대 전투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투기의 세대 구분을 알고 있어야 한다.
1세대 전투기는 제트엔진을 장착한다. 미그(MIG)-15, F-86세이버 등이다. 2세대 전투기는 초음속 비행 능력을 보유하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레이더 사격통제장치를 갖췄다. 미그-19, F-100슈퍼세이버 등이 2세대다.
3세대 전투기는 고성능 다목적 레이더,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운용능력, 공중급유를 통한 장거리 비행능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F-4가 대표적이다. 4세대 전투기는 컴퓨터가 제어하는 고성능 레이더시스템으로 중거리 미사일을 운용한다. F-14, F-15, F-16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5세대 전투기는 저피탐(스텔스) 기능을 자랑한다.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이 5세대다.
군사 강국들은 5세대 전투기를 넘어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2028년에, 러시아와 중국은 2035년에 6세대 전투기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일본과 유럽은 5세대 전투기 없이 바로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6세대 전투기 핵심기술은 인공지능, 유무인 복합 운영, 극초음속 엔진, 360도 공격이 가능한 레이저 무기, 저피탐(스텔스) 성능 향상, 고용량 네트워크 기능 등이다.
우리 공군은 KF-21을 넘어 6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공군은 새 전투기에 유무인 복합체계와 레이저 무기를 장착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공군본부는 최근 '유·무인 전투임무기 복합체계 임무효과도 분석 및 한국형 차세대 전투임무기 구축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내용은 한반도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유·무인 전투임무기 복합체계에 적합한 항공기 편성과 소요량을 도출하는 것이다. 유·무인 전투임무기 단계별 구축방안도 제시된다.
과학기술의 혁신적 발전에 따라 가속화되고 있는 무기체계와 군사 전략개념의 변화를 반영한 전투기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공군본부는 "전투임무기 획득기간(15년 이상)을 고려해 KF-X 이후 유·무인 전투임무기 복합체계 소요제기 등 차세대 전투임무기 단계별 구축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국방과학연구소는 무인기 자율화 기술을 개발했다. 무인기 자율화는 비행체 외부에서 발생하는 위협적인 환경 변화에 무인기가 자율적으로 대응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무인기는 위협을 회피할 수 있는 비행경로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임무 수행 순서를 정한다.
이 기술은 미래 전장에서 군용 무인기가 작전 임무를 수행할 때 생존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기술은 민간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자율로봇과 무인 항공 교통수단에 적용될 수 있다. 향후 민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등 무인 항공 교통수단 상용화 때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국방과학연구소는 설명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향후 군집형 무인기, 유무인기 복합체계 개발 등에도 무인기용 자율 항법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전술 상황을 인식하는 인공지능 기술과 다수 무인기의 임무를 최적화해 할당하는 기술, 유무인기 복합체계에서 유인기 조종사의 임무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자율화 기술 등을 선도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경배 국방부 국방정보본부 중령은 최근 에어로스페이스 컨퍼런스 2021에서 "6세대 전투기 도입 전에 전력 공백 방지를 위해 레이저 무기를 KF-21 전투기에 장착하는 등 단계적 전력 증강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중령에 따르면 6세대 전투기에 장착된 레이저 무기는 초속 30만㎞의 속도로 공격하므로 대응이 불가능하다. 또 중력 영향 없이 직진하므로 운동역학적 탄도 계산이 불필요하다. 게다가 레이저 무기는 수㎞ 밖 직경 10㎝ 표적을 요격하는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레이저 무기 위력 시범은 지난해 9월 충남 태안에 있는 국과연 안흥시험장에서 이뤄졌다. 당시 시연에서 20㎾ 출력 레이저 빔이 1㎞ 거리에 떨어져 있던 철판 표적을 뚫었다. 시연에 쓰인 표적은 북한 노동미사일이나 2014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와 동일한 재질로 제작됐다.
4.5세대 이하 전투기는 광속 특성을 갖는 레이저를 탑재한 6세대 전투기에 적수가 되지 않는다. 6세대 전투기는 4.5세대 이하 전투기를 레이더 탐지 후 바로 격추할 수 있다.
전 중령은 6세대 전투기에 장착한 레이저 무기가 적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적 군사시설과 전투기를 레이저로 실시간으로 신속 파괴할 수 있다"며 "적 탄도탄이 발사된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 상승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세대 전투기는 마하 6의 속도로 한반도 전역에 7분 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 중령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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