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폐교대학 청산융자기금 예산 600억원 신청
법 개정안 상임위 법안소위 통과돼 근거 마련 눈앞
사업 개시돼도 파산한 폐교대학은 지원 못할 수도
교육부 관계자는 5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폐교대학 청산에 활용할 소송 비용, 감정평가 비용, 운영비 및 교직원의 체불임금을 우선 갚는 데 쓸 청산 융자기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 600억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폐교대학의 자산을 담보로 융자 대출을 진행해 교직원의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후일 폐교대학 청산 절차가 마무리되면 자산을 매각한 수익금으로 지급했던 체불임금 등 채무를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회도 사업을 추진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사학진흥기금'에서 폐교대학 청산 자금(청산지원계정)을 따로 구분하는 '한국사학진흥재단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청산 자금은 정부 출연금, 폐교대학의 잔여재산 등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3월 폐교대학을 운영하던 학교법인이 해산되면, 그 법인의 청산 절차를 사학진흥재단이 지원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던 바 있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사학진흥재단이 폐교대학의 청산을 지원하려면 기금 안에 별도의 예산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예산 당국 지적에 따른 후속 입법"이라며 "법이 통과되고 교육부 사업이 재정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내년 초 청산 융자기금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폐교대학의 체불임금 규모는 총 457억8000만원에 달한다. 2011년에 폐쇄된 구 성화대학이 9억8000만원, 2017년 문을 닫은 구 한중대가 448억원이다. 지난해 폐교대학 교직원들이 설립한 한국교수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1400명이 많게는 850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 당했다는 추정치도 있다.
임금을 환수하려면 폐교대학의 재산을 청산해야 하지만, 청산인 미지정 등 법적 갈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사학진흥재단의 '폐교대학 종합관리 사업 타당성 분석 및 재정 운용 모델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8년 12월 기준으로 16개 폐교대학 중 한중대 등 7개교의 청산이 채 마무리되지 않았다.
다만 법이 통과되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체불임금이 온전히 청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학진흥재단이 폐교대학의 청산을 지원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학교법인이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육부 장관에게 해산 명령을 받았거나, 이사회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교육부 승인을 받아 해산된 경우다.
이 조항에 포함될지 여부가 불분명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구 한중대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한중대를 운영하던 학교법인 광희학원은 파산한 상태다. 또 광희학원이 운영하던 산하 중·고등학교는 아직 존속하고 있다.
송선진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장은 "한중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보완 입법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고 관련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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