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임시정부 "군부와 협상은 최후 수단…現 행태 협상 막아"

기사등록 2021/05/04 15:10:13

"민 아웅 흘라잉, 아세안 정상회의 시간 벌기용으로 악용"

[자카르타=AP/뉴시스] 미얀마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지난 4월2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탕에랑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받고 있다. 2021.05.04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 반(反)군부 진영 임시정부 '국민통합정부(NUG)'는 쿠데타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합의를 시간벌기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군부와 협상 가능성을 일축 하지는 않았지만 군부가 현재 자행하고 있는 행동은 협상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 아웅 흘라잉은 지난달 24일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조항에 합의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이 자신을 합법적인 국가 수반으로 포장하는데 아세안을 악용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아세안은 합의를 강제할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4일 이라와디에 따르면 NUG 외무장관인 진 마르 아웅은 전날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합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다'는 지적에 "나는 아세안의 개입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아세안에 성명을 보냈지만 퇴짜를 맞았다"며 "아세안은 아세안 헌장과 회의에서 도출된 결정이 지켜지지 않을 때 이를 다룰 책임있는 통제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세안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독재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도 했다.

NUG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와 연방의회 의원 복권 ▲시민에 대한 폭력 중단 ▲시내 주둔 보안군 철수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했다.

쿠데타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의 동의를 얻어 발표된 아세안 의장 성명에는 폭력 중단 등 NUG 요구 일부만 담겼다. 아세안 의장 성명 초안에는 정치범 석방이 포함돼 있었으나 회원국간 이견으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 마르 아웅은 '아세안 특사가 미얀마를 방문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만난다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는 "(군부 최고 행정기관인) 국가행정위원회(SAC)는 만남과 별개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합의를 반대하면서 시간을 벌고 외부 압력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NUG는 SAC와 대화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우리가 협상을 고려한다면 이는 전제조건이 있을 것"이라며 "협상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 협상하려면 상황이 적합한 상황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협상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SAC가 국민에게 하는 일은 협상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진 마르 아웅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SAC에 압력을 가하도록 하고자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는 지적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외국 정부, 미얀마 주재 외교관, 시민 불복종운동(CDM) 지도자, 지역 단체, 유엔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자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민주주의 국가 대부분의 지지를 얻었다"며 "일부 아세안 국가는 NUG와 정기적으로 회담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진 마르 아웅은 '얼마나 많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협력하고 있느냐. 일부 주요 무장단체는 협력에 관심이 없다'는 지적에 "그들 대부분과 협력은 우리가 연방주의를 이행할 것이라는 합의에 도달한 이후에야 이뤄진다"며 "우리는 함께 일하면서 신뢰를 쌓을 것이다. 우리는 연방주의에 이견이 없다"고 했다.

그는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민 아웅 흘라잉을 제소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군사정권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자 국제 변호사와 협의해왔다"며 "(국제법 전문 국제 법률회사) 볼테라 피에타가 공식적으로 우리를 대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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