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김남길 '탐라순력도'…최열 '옛 그림으로 본 제주'

기사등록 2021/04/30 10:55:39
[서울=뉴시스] 책. 옛 그림으로 본 제주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약 20여 년 전 만난 '탐라순력도' 때문이었다.

 18세기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의 순력길에 동행한 제주 화가 김남길이 남긴 41폭의 그림이다.

조선 실경과 문인화에 익숙한 미술사학자 최열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이 그림을 민화나 속화의 범주로 여겼으나 차츰 그것이 지닌 독창적인 예술 세계에 매료되었고, 언젠가 이 그림들에 관한 글을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 '옛 그림으로 본 제주'는 명실상부 제주를 그린 그림을 집대성한 국내 최초의 저작물이다.

제주를 그린 다양한 그림지도는 물론 책에서 살펴볼 거의 모든 그림을 서장에서 우선 일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동안 익숙한 조선 실경의 그림과 제주를 그린 그림의 차이를 한눈에 이해하고, 이후 만나게 될 그림과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이들에게 무엇보다 책을 통한 와유(臥遊)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향하지 않아도 책을 펼치면 조선 시대 그려진 제주의 풍광을 총 집성한 다양한 그림과 이야기가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오늘날 제주시 원도심의 핵심이자 조선 시대 제주목의 중심이었으며 거슬러 탐라 왕국의 왕성이었던 곳에서 시작한다. 이후 조천과 화북을 거치면서 용두암과 취병담을 살피고 제주의 지형적 특징인 용암동굴을 거쳐 우도를 향한다. 이후로 성산을 지나 산방산을 거친 뒤 모슬포와 대정, 비양도와 명월, 애월을 거쳐 다시 제주로 돌아온 뒤 마지막으로 한라산과 오름을 살피는 것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제주를 그린 무수히 많은 그림들, 그림을 통해 제주 섬 전체를 한바퀴 돌아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저자가 반했던 '탐라순력도'도 한문 원문과 한글 풀이를 수록하고, 원문의 단어 풀이 등을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별도로 추가했다. 480쪽, 혜화1117, 3만8500원.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