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이건희 유산 총 규모와 유족 배분내역 공개 안해(종합)

기사등록 2021/04/29 05:01:00

유산 총 22~23조원 추정

상속세 12조원 이상, 역대 최대

주식상속 내역 30일 이후 공개 전망

[서울=뉴시스] 지난 2012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에서 이재용 사장이 식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는 모습. 뉴시스DB. 2012.11.30[서울=뉴시스] 지난 2012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에서 이재용 사장이 식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는 모습. 뉴시스DB. 2012.11.30
[서울=뉴시스]옥승욱 기자 = 삼성가(家) 유족들이 28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를 공개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진 않았으며, 유산의 총 규모와 유족 배분내역 또한 공개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상속세가 절반 이상이라고 밝힌 점으로 봐서 유산은 약 22~23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이 회장 유산에 대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19조원과 2조~3조원에 달하는 미술품, 한남동 자택 및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22조원 가량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2억4927만3200주), 삼성전자 우선주(61만9900주), 삼성생명(4151만9180주) 삼성물산(542만5733주), 삼성SDS(9701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고미술품 등 예술품이 2~3조, 에버랜드 땅과 자택 부동산 등이 2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2020년 전체 상속세 수입 3조9000억원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족들은 상속세 개별 상속내역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을 신청하면서, 개인별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일치한다.개별 주식상속 내역은 곧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주 변경은 공시사항이라 이후에는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최대주주이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1%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20.76%)과 삼성전자(4.18%) 지분을 모두 넘겨받을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은 더욱 견고해 질 수 있다.

이날 유족들은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 계획도 내놓았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유족들은 이건희 회장이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평생 모은 개인소장품 중 2만 3000여점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故 이건희 회장의 말씀을 이행하는 것이 고인의 뜻을 기리는 진정한 의미의 상속이라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유족이 기증한 이 회장 소유 미술품은 고미술품 2만1600여점, 국내외 작가들의 근대미술품 1600여점 등 약 2만3000여점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미술품 전체 가치가 수 조원대가 될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문화계는 이 회장의 소장품에 대해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귀중한 컬렉션'이라고 평가했다.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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