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최진석은 아직도 이념 논쟁 중인 대한민국의 좌파나 우파가 다 같이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좌파는 매력을 상실했고 우파는 원체 매력이 없는데, 두 세력의 매력 없는 충돌에 하릴없이 운명을 맡겨둔 게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런 대결 형국에서 두 진영은 자기 확신에 빠져 상대방을 공격하기에만 바쁘다.
대학 강단에 머무르지 않고 대중 강연에 뛰어들어, 각성하고자 하는 교육생에게 사유의 기틀을 세워주는 혁신의 길에 선 철학자 최진석이 이 책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현재를 톺아본다.
저자가 보기에 대한민국은 민족과 국가 개념도 뒤섞인 채로 혼란에 빠진 나라다. 외세에 시달리며 강대국들의 간섭을 받았던 지난 역사에서 비롯한 현실이다. 보수와 진보는 각자 프레임 씌우기로 상대방을 헐뜯고, 과거에 갇힌 사유와 종속적인 사고방식과 새로운 어젠다의 부재가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막고 있다.
1945년 광복 후 숨가쁘게 달려온 대한민국은 가난과 압제와 독재의 굴레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길목에 섰다. 성공적으로 진입해 한 단계 더 높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려면 그에 걸맞은 시선의 높이와 상승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종속성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사유를 하고, 기능만을 추구하는 얕은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거시적으로 목적을 생각하고, '민주화'라는 과거의 의제를 벗어나 '선진화'를 달성해야 한다. 저자는 물질을 넘어 문화적이고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높이로 상승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96쪽, 북루덴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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