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청소년 종합실태조사 결과
코로나19에 따른 청소년 삶의 변화
학교·친구관계·사회신뢰·진로 '부정적'
가족관계 '긍정적'…저녁식사·대화↑
'결혼 반드시 해야 한다' 39.1% 감소
여성가족부는 21일 만 9~24세 청소년 7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추가된 '코로나19에 따른 청소년 삶의 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학교 생활(부정적 48.4%>긍정적 11.4%)과 친구 관계(부정적 26.6%>긍정적 15.4%), 사회에 대한 신뢰(부정적 43.7%>긍정적 8.3%), 진로 및 취업에 대한 전망(부정적 41.6%>긍정적 7%)에 부정적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다.
반면 가족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답변은 22.1%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9.6%)는 답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실제로 저녁 식사, 학교생활에 대한 대화, 여가활동 등 부모님과 함께 한 활동은 모든 영역에서 2017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선 차관은 20일 브리핑에서 "코로나로 원격수업을 하면서 전반적인 가정 내의 활동시간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대화하는 비율이 예년에 비해 떨어진, 굉장히 특이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근로시간이 단축됐다고 하지만 일 ·가정 양립 부분에서 자녀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또 하나는 아버지로서 자녀와의 대화에 좀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가족 정책 차원에서 가족관계서비스사업들을 더 확대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평소 주중 수면시간은 약 8시간 20분으로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원격수업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에 39.1%가 동의해 지난 조사의 51.0%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자 청소년은 42.9%가 동의한 반면, 여자 청소년은 34.8%가 동의해 여전히 남자 청소년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60.3%로 2017년의 46.1% 대비 크게 증가했다.
김 차관은 "결혼에 대한 의사나 출산에 대한 의사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을 저희 정부에서는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회·경제적 부담 증대와 ▲남녀 갈등 심화를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청소년 세대에서 남녀 간의 인식격차가 굉장히 큰 것으로 나타나서,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소년특별회의라든가 자치단체별로 구성돼 있는 청소년참여위원회가 있는데, 여기에 남녀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해서 남녀 갈등 문제에 대해서 같이 토론하고 대책을 공유하는 활동 지원도 하나의 대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소년들의 직업 선택 기준은 자신의 능력(37.8%), 적성(16.8%), 안정성(15.6%) 순으로 조사됐다. 2017년도와 비교해 경제적 수입보다 자신의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의미있는 차이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 생활과 친구 관계에 부정적 답변이 높았던 것으로 보고, 비대면 수업의 질을 높이고 온라인 기반 청소년 프로그램을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또 학교 밖 청소년의 직업역량 강화를 위해 내일이룸학교, 청소년비즈쿨 등을 통해 더욱 다양한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청소년근로보호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청소년 노동인권교과서를 개발·보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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