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숨겨진 알짜 자산은 '30만 판매자'

기사등록 2021/04/14 14:04:07

이베이코리아 다양한 파트너쉽 강점

스마일페이 등 각종 서비스 품질 높아

20년 간 쌓은 데이터 효율적 경영↑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신세계·SK텔레콤·MBK파트너스가 뛰어든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쿠팡과 함께 국내 e커머스 '빅3'로 꼽힌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e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어 치열한 인수 경쟁이 예상된다. 본입찰은 오는 5~6월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외 대형 유통 채널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건 인수가 고려되는 현 시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인수 후보 중 롯데·신세계 등 종합몰에서 그동안 구축하기 어려웠던 동종 업계 간 파트너십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G마켓과 옥션은 업계 간 업무 제휴가 활발하지 않았던 2008년 롯데백화점 제휴를 시작으로 현재 백화점·홈쇼핑·아울렛·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채널 50여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인수와 동시에 대형 쇼핑 포털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브랜드 본사와 협업을 확대하며 제조사와 시너지도 내고 있다. 지난해는 브랜드 패션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외 200여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본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신상품 최초 론칭, 단독 상품 특가 등 적극적인 협업 마케팅을 했다. 그 결과 패션 브랜드 거래액이 5년 전과 비교해 4배(311%) 급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배송·결제 등 서비스 역시 업계 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다. 물류는 CJ대한통운에 전량 위탁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자체적으로 물류관리시스템(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을 개발해 배송 품질을 동일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는 G마켓·옥션·G9뿐만 아니라 마트·외식·패션·뷰티·레저·교통 등 폭넓은 온·오프라인 가맹점과 제휴해 사용처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스마일페이 가맹점 수만 2만5000여곳에 이른다. 최근 롯데면세점에도 스마일페이가 도입되면서 신라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동화면세점 등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현재 이베이코리아에 입점해 실제 판매를 하는 셀러 수는 30만명 이상에 달한다. 진입 장벽이 낮은 오픈마켓 특성을 살려 소상공인부터 산지 생산자에 이르기까지 판매업이 가능한 대부분 판매처가 모두 입점했다고 볼 수 있다. 입점 셀러수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G마켓과 옥션에서 판매를 위해 리스팅 돼 있는 상품 종류만 약 2억개에 달한다. 확장성과 효율성이 뛰어난 오픈마켓 사업 구조를 이베이코리아가 꾸준히 이어오면서 쌓은 자산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 쿠팡·SSG닷컴 등 쇼핑몰 역시 앞다퉈 오픈마켓 사업을 도입했다. 네이버쇼핑이 급속하게 팽창할 수 있었던 것도 오픈마켓을 공격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베이코리아가 20년 간 구축한 경영 노하우와 판매 데이터 역시 주목받는 요소다. e커머스 업계에서 데이터는 성장 잠재력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로 불린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는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이고, 구입 시기를 예측해 적절한 타이밍에 고객이 필요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16년 연속 흑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데이터 역할이 컸다는 분석도 있다. 쿠폰을 남발하는 등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프로모션만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런 노하우가 축약된 대규모 할인행사 '빅스마일데이'는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지난해 11월 행사의 경우 12일간 누적 판매량 4032만개를 돌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5조원이라는 인수 가격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확보할 수 있는 알짜 경쟁력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네이버쇼핑 등 1강 독주체제가 예상되는 만큼 온라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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