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자신의 허약함을 보는 일은 그리 기쁘지는 않지만 감사한 일이다."
도시에서, 살아오면서 확립했던 개념들이 무너지는 것은 혼돈스러운 일이지만 '나를 누르고 있던 금형 프레스'가 치워지는 순간 작가는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곳에 볕이 잘 듭니다'는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다 번아웃에 빠진 필자가 자연과 만나면서 치러낸 자신과의 직면하는 서사다.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나무와 만나듯 자신과 직면한 곳에서 자연은 때로 스승으로, 때로 부드러운 친구로 치유하고 다독인다.
책에서 시골 신입생의 묵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끝없이 이어진다. 누군가 하지 않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 얽매어 있던 일상의 문제들과 마음의 갈등에 대해, 한 끼 밥에 대해. 한순 지음, 김덕용 그림, 224쪽, 나무생각,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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