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도 은혜는 갚는다" 수원 팬, 걸개로 백승호 전북행 비난

기사등록 2021/04/03 14:51:23 최종수정 2021/04/03 16:25:27

경기 전 응원석 걸개로 전북에 분노 표출

[수원=뉴시스] 백승호 전북행 비난한 수원 서포터스 걸개.
[수원=뉴시스] 안경남 기자 = 백승호의 전북 현대 이적에 뿔난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서포터스가 경기 전 걸개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

수원과 전북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7라운드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는 최근 백승호 이슈로 시작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과거 수원 유스팀인 매탄고에 재학 중이던 백승호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학을 하면서 구단으로부터 3억원의 지원을 받았고, 동시에 K리그 복귀 시 수원 입단을 약속한 합의서를 쓴 것이 알려졌다.

그러나 K리그 복귀 과정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고 전북과 계약을 추진해 논란이 됐다.

합의서를 뒤늦게 인지한 전북이 영입을 중단했다가 수원과 백승호 측이 문제를 풀지 못하자 이적시장 마감일인 지난달 31일을 하루 앞두고 백승호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수원 구단은 합의서를 위반한 백승호 측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백승호 측은 수원 구단을 배제하고 K리그 이적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두 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응원석에는 전북 구단을 비난하는 걸개가 다수 걸려 시선을 모았다.

백승호 사태를 겨냥한 듯 "까치도 은혜는 갚는다", "매북행 하이패스 미납 요금 14억원", "몰상식한 개와 지성", "앗 뒤통수! 14억보다 싸다"는 글이 적힌 걸개가 서포터스석에 등장했다.

[서울=뉴시스] 백승호 이슈 비난한 수원 서포터스.
또 "정의도 없고, 선도 없고, 지성도 없고, 상식도 없다"는 걸개의 주요 문구를 전북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칠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수원 출신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은퇴한 박지성도 지난 1월 전북의 어드바이저로 위촉된 바 있다. 백승호 사태에 박지성까지 소환된 것이다.

안내 방송으로는 팬들의 육성 응원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가 나왔고, 전광판에도 박수로만 응원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원은 지난달 21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일부 팬들이 야유와 육성 응원을 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코로나19 방역 위반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안전요원의 제지는 없었지만, 팬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걸개를 모두 걷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백승호와 관련된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하지만 양 팀 감독은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말하겠다"고 했고, 박건하 수원 감독도 "백승호는 지금 우리 선수가 아니다. 우선 전북전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