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신기술과 결합한 그림이 다시 한번 묻고 있다. 'NFT 미술품, 혁신인가 사기인가.'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등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그림 시장이 국내 미술시장을 흔들고 있다.
불씨는 미술 투자 서비스 기업 피카프로젝트가 붙였다. 지난 3월17~18일 국내 처음으로 NFT 미술품 경매를 진행 마리킴의 'Missing and found'(2021)를 6억원에 쏘아올렸다.
'288 이더리움'에 낙찰됐다. 피카프로젝트는 "288 이더리움을 한화로 환산하면 6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했다. 5000만원으로 시작해 경합 끝에 우리나라 컬렉터에게 팔렸다고 밝혔다.
NFT 경매도 낯설지만 6억까지 치솟은 작품값도 낯설다. 시작가의 11배나 높다. 경매시장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깜짝 낙찰가 때문에 뒷말도 많다.
마리킴은 일명 '눈 큰 아이'그림으로 미술시장에서 인기는 있지만 억대의 작품 가격은 "거품"이라는게 미술시장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때문에 NFT 미술품 거래 시장이 투기자산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 NFT 가격 급등은 과한 측면이 있다"며 "대체불가토큰으로 불리는 NFT에 투자를 한다면 반드시 플랫폼을 살펴보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세는 'NFT 미술품' 시장의 물꼬를 트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로 촉발된 'NFT'는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NFT 시장 진출로 이어졌고,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미술판을 출렁이게 하고 있다.
예술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아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3월초까지 NFT 기반으로 예술 작품 총 10만여 점이 거래됐다. 거래 총액은 약 2220억원에 달한다.
이 열풍에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도 뛰어들어 시장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옥션블루와 함께 미술품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 올 3분기까지 NFT 디지털 미술품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서울옥션은 작가를 발굴하고 서울옥션블루는 기술개발을 담당한다.
NFT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미술품 공동 구매 플랫폼을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도 NFT미술품 시장에 합류한다.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는 미술품 NFT 제작지원 및 가격 산정, 전시 판매를 위한 가상공간 구축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김 대표는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공동구매한 고객에게 가상공간에서 보다 현실감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미술품 NFT와의 접점을 확인했다"며 "온라인에서 NFT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급등과 거품을 우려한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열매컴퍼니는 작가와 작품, NFT 제작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적정 가격을 산정할 수 있는 가격 산정시스템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열매컴퍼니는 국내외 유명 작품을 온라인 공동구매한 이력이 NFT 시장 진출의 기반이 됐다. 지난 5년간 총 63작품, 64억원의 공동구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중 36% 이상인 23작품을 재매각하여 공동구매에 참여한 고객에게 평균보유기간 10개월, 평균 18.5%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NFT는 무엇?...비플 작품 783억에 거래-생존작가 비싼 작품 3위 등극
NFT란,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하나의 토큰을 다른토큰으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이다.이더리움의 블록체인에서 ERC(Ethereum Request for Comment)-721 기반으로 발행이 가능하다. NFT 시장 진출을 선언한 서울옥션은 NF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미술품 거래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되어 위변조는 불가능하다는게 차별화"라며 특히 "재판매 될 때마다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설계되어 지속적인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는게 장점"으로 꼽았다. NFT 기술이 작품에 적용되면 작품의 소유권과 거래 이력이 명시되기때문에 디지털 작품의 진위와 소유권도 입증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화랑, 경매로만 판매하는 유통 판매망이 넓어진다. 그림, 사진, 조각품 등의 콘텐츠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해 자유로운 거래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어 작품 판매 창구가 전세계 단위로 확대되는 것도 매력적이다.
영국의 페럴 홀스(Feral Horses)의 경우 각각의 디지털 아트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모금을 통해 작가들의 다양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미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 작품 역사상 최고 낙찰가는 6930만 달러(한화 약 783억)로 크리스티가 진행한 NFT 미술품 경매에서 기록됐다.
비플(Beeple)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윙켈만(Mike winkelmann)의 작품 ‘매일: 첫5000 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라는 작품이다. 2007년부터 5000 개 이상의 jpeg 이미지들을 모아 모자이크 형태로 제작됐다.
비플의 'NFT 거래 성공'은 전 세계 생존작가중 가장 비싼 작가인 제프 쿤스와 데이비드 호크니도 자극하고 있다.
6930만 달러에 팔린 비플의 낙찰가는 단박에 생존 작가중 비싼 작품 3위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현재 생존 작가중 가장 비싼 작품 1위는 2019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제프쿤스의 장난기 넘치는 토끼 조각품으로 9107만5000달러(1082억5000만원)다.
2위는 2018년 11월 낙찰된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가의 초상'으로 9030만 달러(1073억원)이다.
3년간 순위 변동 없이 잠잠하던 전 세계 경매시장은 코로나 시대와 맞물려 가상 거래로 판을 돌리고 있다. 어쩌면 허공에 투자하는 'NFT 미술품 경매'가 혁신인지 사기인지는 당해봐야 안다. 미술품을 걸고 돈넣고 돈 먹기, 큰 손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MZ세대까지 가세한 새로운 '머니게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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