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현대차 덮쳤다…울산1공장 다음주 휴업 유력

기사등록 2021/03/30 08:55:43 최종수정 2021/04/07 08:33:45
[서울=뉴시스]현대차 더 뉴 코나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폭스바겐·제네럴모터스(GM)·포드·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품귀로 연초부터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재고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자동차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1공장은 다음달 5~13일 휴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대차는 울산1공장에서 생산되는 '코나'에 들어가는 일부 반도체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1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5 역시 현대모비스에서 납품하는 구동모터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며 감산이 불가피해졌다. 아이오닉5 구동모터를 생산하는 설비에 일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1공장은 29일 긴급 회의를 열고 휴업 여부를 논의했다. 현대차 사측이 노조에  휴업을 요청했으며, 노조는 30일 대의원 비상간담회를 갖고 내부적으로 휴업 수용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업계는 일주일간 울산1공장이 휴업할 경우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5는 6500대 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나에 다양한 반도체 부품이 들어가는데 이중 일부의 재고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아이오닉5 감산과 코나 반도체 부품 부족 문제가 겹치며 울산 1공장을 휴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 수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주 단위로 재고 점검을 하며 주말 특근 등 생산계획을 점검해왔다. MCU는 자동차에서 여러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현대차·기아는 올초부터 반도체 재고 확보를 위해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에 반도체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직접 반도체 생산업체와 물량 확보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일본 르네사스 화재 이후 자동차 반도체 품귀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며 결국 울산1공장 휴업을 논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수급 불안과 전세계적 전동화 추세 때문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부품 발주를 줄었고,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수요가 증가한 노트북, 태블릿, 기타장비 쪽의 생산을 늘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 회복이 빨라지며 품귀 현상이 극심해졌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과 제네럴모터스 등 세계 완성차업체가 경쟁적으로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미국 택사스 한파로 2월17일부터 오스틴 지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지난 19일에는 MCU 세계 생산 2위인 일본 르네사스에서 화재까지 발생하며 상황이 더 악화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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