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국내 퇴직 경찰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의 회장 등 간부들이 수억원대 사기와 배임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경우회 A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익법인 자회사인 경우홀딩스 B대표이사와 해당 법인을 각각 사기와 강제집행면탈죄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A회장은 자회사인 여행사로 하여금 해외 골프 가족여행 대금 708여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친한 관계이던 B대표이사에게 경우회 소유의 부동산을 약 27개월간 무상으로 대여해 경우회에 632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의혹도 있다.

B대표이사는 다른 경우회 임원에게 3억75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돈을 아들 결혼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경우홀딩스는 한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 20억여원을 다른 채권자와의 협의 없이 단독으로 매각한 혐의로도 고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경우홀딩스가 채권압류 등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현금은닉을 벌인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전임 구재태(79) 경우회장은 지난 2018년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경우회를 사조직화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현 경우회 회장 등에 대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경우회가 일부 회장단 등 간부들에 의해 여전히 '사유화'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우회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법에 따라 설립된 법정단체로 퇴직 경찰관 135만명, 현직 경찰관 15만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A회장은 경찰대학장과 경찰청 경비국장 등을 지낸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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