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코로나19 이후 여성 재택근무 실태조사 공개
"재택근무로 개인시간 늘어 좋지만 일과 생활 분리 어려워"
재택근무 장기화로 해고·실업에 대한 불안감 증가해 33.9%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서울 여성의 33.9%는 해고·실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재택근무 경험이 있는 여성 712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가사·돌봄 노동 실태를 조사한 '성평등 생활사전 재택노동편'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재단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성평등 생활사전 재택노동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하게 된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에서 일괄 실시'가 7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특성상 코로나 이전부터 실시 11.2% ▲임산부, 고위험군, 자가격리 등 의무적 실시 7.7%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낀 장점으로는 ▲출퇴근 시간이 줄어 개인시간 증가 18.8% ▲화장·옷차림 등 꾸밈노동 감소 18.6% ▲코로나19 등 전염병 감염 위험 감소 17.2% 순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12.4%는 '유연한 시간 관리로 일·생활 균형이 가능해졌다'고 답했다.
재택근무의 단점을 묻는 질문에 '일과 생활공간 분리의 어려움'이 27.6%를 차지했다. '업무시간과 휴게시간 관리의 어려움' 19.6%,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움' 18.7% 등이 뒤를 이었다.
고용과 관련해 응답자 중 33.9%가 해고·실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31.5%가 임금감소 또는 고용형태가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태가 변화했다고 응답한 75명 중 67명은 비정규직화됐다. 일부는 사직(2명)하거나 사직권유(1명)도 받은 것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응답자 96.0%가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 감소(33.5%) ▲동거가족과 대면시간이 늘어 친밀감 증가(24.9%) ▲가사에 관한 관심으로 주거환경 개선(19.0%)을 긍정적인 점으로 꼽았다.
반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느낀 부정적인 점으로 ▲가사 및 돌봄에 대한 부담 증가(27.7%) ▲외부·신체활동 축소로 인한 건강 악화(26.5%) ▲인간관계 단절로 인한 우울감 증가(20.2%) ▲층간소음, 좁은 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19.7%)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46.3%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돌봄·가사노동 시간이 1시간 미만으로 증가했다. 1~2시간 증가가 18.5%, 2~3시간 증가가 14.9%, 3시간 이상 증가는 16.3%로 조사됐다.
코로나 이후 돌봄·가사노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으로 '일과 돌봄· 가사 병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37.2%, '돌봄·가사노동의 필요와 요구 증가' 30.9%, 가족 또는 동거인 간의 갈등 15.5%'를 차례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코로나 시대 일터와 집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돌봄·가사 노동의 비중이 커지면서 생기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긴급돌봄 등 돌봄서비스 대상과 인력, 시간의 확대(151명) ▲재택노동도 일이라는 인식을 확산하자는 인식개선 요구(79명) ▲집에서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지원(76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성평등 생활사전 재택노동편' 설문조사에 참여한 712명 중 연령대는 30대(41.2%)가 가장 많았다. 40대(32.6%), 20대(12.2%)가 그 뒤를 이었다. 노동형태별로는 임금근로자가 75.0%로 가장 많았고, 프리랜서가 19.9%, 자영업자가 3.7%였다.
백미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시민 조사를 통해 코로나 시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재택노동의 실태를 시민과 공유하겠다"며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개선 및 성평등한 직장문화 실천과 코로나로 인해 더욱 악화된 여성 노동자들의 고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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