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가는 野 단일화에 피로감…주말 협상 재개 가능성은

기사등록 2021/03/20 08:00:00 최종수정 2021/03/20 08:14:01

'수용' 입장도 '양보' 입장도 엇갈리며 협상 불발

협상단 테이블 다시 앉을까…갈등 피로감 우려도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일화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시한 모든조건 수용하겠다"고 밝히면 단일화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국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최종 후보 등록일인 19일을 넘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은 주말에도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20일에도 진전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날인 19일 안 후보는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 있다면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며 "제게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감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번 주말 여론조사에 착수하면 22일까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지어 28일 투표용지 인쇄 전날이 아닌 25일 공식 선거운동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 후보가 안 후보의 여론조사 제안이 기존에 자신이 제시한 안과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오 후보는 "저희의 모든 안을 다 수용한다고 해서 설명을 들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떤 안을 100% 받아들이는지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의 표현에 대한 불쾌감도 드러냈다. 오 후보는 "우리에겐 안 후보의 표현대로 김종인 안과 오세훈 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당과 오세훈이 합의한 국민의힘의 안이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 그런 표현을 삼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면담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정양석 사무총장실로 향하고 있다. 2021.03.19. bluesoda@newsis.com
결국 안 후보는 오후가 되어서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모든 것을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이제 만족하시나. 다 수용하겠다"고 거듭 말하면서 "제가 다 수용한다고 했으니 취소하신 실무협상단이 다시 즉시 가동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불과 15분 뒤 오 후보가 다른 장소에서 역시 '양보'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이 결정은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비록 여론조사의 기본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또 한번 엇갈렸다.

서로가 제각기 양보하는 입장을 내놔 또 다시 주장이 달라지면서 양 측의 전날 협상은 교착 상태를 맞았다. 실무협상단은 주말 사이 다시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지속적으로 이견을 표출하고 서로 틈을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 결국 시민들에게 피로감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도 단일화 협상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 대표는 "단일화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면 그 약속을 믿었던 국민들과 서울시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분노할 것"이라며 "만약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고 단일화 실패로 또다시 패배한다면 두 후보와 양당은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단일화 못하면, 둘 다 정치 그만둬라"고 일갈했다.   

주말이 시작되는 20일 양 후보는 일단 단일화 협상을 뒤로 하고 선거운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안 후보는 서울 동작구의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를 방문하며, 오 후보는 아동 정책 공약 간담회와 청년 정책 간담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hynot82@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