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평 윤리항목 배점 높인다…직원 비위 패널티 강화

기사등록 2021/03/19 05:00:00

LH 직원 투기에도 3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 'A' 등급

직원 비위 행위 배점 3점 불과…전체 평가 영향 미미

임직원 위법 행위 경영평가 전체 불이익 가도록 개선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17일 전북 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 깃발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2021.03.17. pmkeul@newsis.com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과 같은 비위 행위에 대해 패널티를 강화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던 윤리경영 배점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공공기관) 평가상 더 큰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의 근원지인 LH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이 같은 평가에 따라 LH 임직원들은 평균 992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이는 공공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신도시 개발 호재에 따른 차익을 노린 의도적인 토지 매매 정황이 드러나자 부당이익 환수는 물론 공직윤리 이탈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도 LH 사태와 관련해 "공직자 개인에 대해서도 공직윤리의 일탈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이 앞서서 공직윤리의 기준을 엄격히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가 3년 연속 기관평가 최우수 A등급을 받아 지난해에는 성과급으로 총 5억4000만원을 수령했다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경영평가가 공공기관 경영의 문제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경영평가는 크게 경영관리 55점, 주요사업 45점으로 나뉜다. LH 사태와 같이 미공개 개발정보를 이용한 직원들의 투기에 대해서는 사회적 가치구현 항목 중 윤리경영에 해당한다. 다만, 해당 항목에 대한 배점은 3점에 불과하다.

LH는 2019년 윤리경영 항목에 있어 하위 등급인 'D+'를 받고서도 종합적으로는 A등급을 받았다. 임직원의 비위행위와 같은 결격 사유가 있어도 전체적인 경영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이다.

이에 기재부는 2019년도분까지 LH 경영평가를 재검토하고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환수할 방침이다. 나아가 윤리경영 배점을 상향하고 직원들의 비위사례나 일탈 및 위법·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평가 항목 전체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패널티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이미 시작됐다. 각 공공기관은 경영평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사전설명회를 통해 각 기관에 대한 설명을 거쳐 이달 말부터 4월까지 본격적인 평가를 진행해 6월 결과가 공개된다.

따라서 올해 평가에 윤리경영 항목에 대한 강화된 배점을 적용하기 위해 평가항목 전반에 대한 개편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LH 투기 의혹 등을 감안해 올해 경영평가는 과거보다 더 엄격하게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경영평가 시스템 개편을 통해 다시는 LH 사태와 같은 공공기관의 위법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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