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에 與 총공세…"박영선 사퇴하라"(종합)

기사등록 2021/03/17 18:17:52

김종인 "2차가해 이뤄져…과연 이 나라 정상인가"

오세훈 "피해자 고통 준 캠프 구성원들 사퇴해야"

안철수 "피해자, 與 없어지길 바라고 발표한 듯"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2021.03.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문광호 기자 = 야권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특히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박 후보 캠프 공동선대본부장 남인순과 진선미,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 의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권력형성범죄, 피해자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오늘 박 전 시장 성폭행 피해자가 입장을 낸 것을 보고 놀랐다. 그분 말에 의하면 성폭력을 당하고 박 시장이 사망 이후에도 계속해서 폭행을 당한 사람에 대한 가해가 이뤄졌다는 것을 들었다"며 "과연 이 나라가 정상 법치국가인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람이 대통령까지 하려는 야심을 가졌던 사람인데 왜 스스로 목숨 끊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감이 어디서 나왔나. 이 문제를 밝혀야 성폭력에 대한 이유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권력이 있으면 성폭행을 해도 괜찮고, 당한 사람이 계속 2차 가해를 받는 그것이 오늘날 당면한 현 실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위 위원장인 김정재 의원은 "피해자의 호소를 정치적으로 재단하고, 피소예정 사실을 가해자 측에 유출하고, 피해호소인이라는 정체불명의 명칭을 만들어내고, 당헌까지 개정해가며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지지자들에 의한 극심한 2차 가해를 묵인하고 방관하는 행태는 피해자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고통"이라며 "'권력형 성범죄 은폐방지법'을 시작으로 권력형 성범죄를 뿌리 뽑고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특위 위원들은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도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피해자의 진정어린 호소를 정치적 해석으로 왜곡하며 2차 피해를 양산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민주당은 피해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라. 피해자의 호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인정하고 반성할 줄 모르는 정당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인천 선거승리 연대 협약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17. amin2@newsis.com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의 정상적인 복귀를 최대한 돕겠다"며 "기자회견장에서 전직 비서실 동료가 말한 서울시장 당선 후에 해달라는 부탁도 꼼꼼히 챙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영선 후보는 피해자에 대해 사과했다고 항변할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과 후보캠프에는 피해자를 피해호소인, 피해고소인이라고 불렀던 인사들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인 남인순과 진선미, 캠프 비서실장 이수진,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까지, 이런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니 박영선 후보의 사과를 진정어린 걸로 보기는 힘들 것"이라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피해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준 캠프 구성원들의 자진사퇴"라고 전했다.

오 후보는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인천 선거승리 연대 협약식 및 인천시당 선거지원 대책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박영선 캠프에 있는 피해호소인이란 용어를 썼던 분들은 정말 진심으로 반성하셔야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대위 박용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의 절규에 박영선 후보는 응답하라"며 "이번 선거는 낯뜨거운 성범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이기에 박영선 후보는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 마련인 같은 여성으로서 민주당의 출마 권유를 의연하게 뿌리쳤어야 했었지만 그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역시 진정성이 없는 선거용 사과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출마한 지 40일 만에 뒤늦게 그것도 세계 여성의 날에 행사용처럼 사과했으며 더욱 큰 충격은 박원순 성범죄 사건의 2차 가해자인 피해호소인 3인방을 기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오늘 피해 여성의 절규는 박영선 후보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며 "피해호소인 3인방을 선거캠프에서 즉각 퇴진시키고 서울시장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17. photo@newsis.com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이날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정당이 아니라 없어져야 할 정당이 아닌가 싶다"며 "피해자가 그걸 바라고 발표를 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분이 직접 나와 기자회견하는 것 자체가 정말 참담하다"면서 "그분 심정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 지금 현재 박영선 캠프를 보면 된다. 그분을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주범 3명이 여전히 캠프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말로만 사과했지만 행동 옮겨지지 않으면 그건 진심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박 캠프에서 피해소호인이라는 비인간적, 비윤리적, 비도덕적인 말을 만드는 사람들 때문에 이렇게 용기내서 나섰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용기를 내신 피해자 분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며 "약속하겠다, 제가 시장이 되면 피해자분이 일터와 삶터로 돌아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피해자에 용기와 신뢰를 주는 일은 서울시장의 소명"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의 안혜진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현 정부가 주야장천 외쳐온 피해자 중심주의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게다가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단어를 생성한 민주당 내 주요 여성 권력자 남인순, 고민정, 진선미 3인은 성추행을 비호한 간악한 세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국민의 지탄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대변인은 "현 정권 내 주요 공직자의 인식과 처신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이날 오전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공동행동) 등이 서울 모처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직접 발언에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나온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본래 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묻혔다고 생각한다"면서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줬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이 됐을 때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칭했던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도 사과와 당 차원의 징계를 요청했다.

A씨는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의원들에 대해 직접 사과하도록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그리고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흔들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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