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신세계와 지분교환…이해진 GIO 깊어지는 '삼성과의 연(緣)'

기사등록 2021/03/16 17:37:29

신세계와 오늘 2500억원 규모로…작년 10월에 CJ와 6000억원

이해진 GIO 삼성SDS에 입사해 삼성 벤처 1호로 네이버 일궈

아버지, 1990년대 보험업계 주름잡은 이시용 전 삼성생명 대표

【서울=뉴시스】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서 대담자로 참석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2019.06.18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삼성 출신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범(凡) 삼성가와 잇따라 사업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16일 IT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마트와 신세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의결했다. 이해진 GIO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월 28일 회동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단순한 사업적 제휴에 그치지 않고 주식 맞교환을 통해 경영성과와 위험을 함께 감수하는 동맹을 맺은 것이다.

이로써 이마트 1500억원, 신세계 1000억원 규모로 각각 네이버와 상호 지분을 교환한다.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지분 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바꾼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최근 미국 증시 성공적 입성으로 대규모 자급 조달이 가능하게 된 경쟁사인 쿠팡에 대응해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분야에서 다양한 협업을 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지분 맞교환을 계기로 네이버와 범삼성가와 인연이 더욱 깊어짐에 따라 눈에 띈다. 고 이병철 회장이 일군 삼성그룹은 2대 때부터 삼성그룹, CJ그룹, 신세계그룹으로 계열 분리된 후 각각 국내 주요 산업계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에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주식 상호 교환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7.85%)과 CJ ENM(4.99%)의 3대 주주, 스튜디오드래곤(6.26%)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국내 1위 물류업체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경쟁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동시에 네이버웹툰에서 확보한 스토리 지식재산권(IP)을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고품질로 영상화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이해진 GIO는 삼성과 개인적인 인연도 남다르다. 이 GIO는 삼성그룹의 ICT 계열사인 삼성SDS에 1992년 공채로 입사해 1997년 삼성그룹 최초의 사내 벤처 '네이버'를 출범시켰고, 1999년 주식회사로 독립했다. 인터넷 산업이 막 시작되던 시절을 잘 이용해 국내 최대 포털로 키우는 데는 삼성의 지원이 그 시작점이 됐다.

이해진 GIO의 집안도 삼성이랑 연관이 깊다.

이 GIO의 아버지는 1990년대 한국 보험계를 주름잡았던 이시용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다. 1963년 삼성생명 공채 1기로 입사해 동기인 황학수 전 삼성생명대표 등과 1990년대 한국 보험업계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삼성카드, 태평양생명, 중앙생명(SK생명) 대표를 맡는 등 20년간 임원으로 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