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83세 한인 할머니 '묻지마 폭행'에 기절

기사등록 2021/03/14 17:24:35

뉴욕지방 검사 "혐오범죄 관련성 조사 중"

[서울=뉴시스] 뉴욕에서 80대 한인 할머니가 길을 걸어가던 중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월16일 오후 2시께 미국 뉴욕시의 한 빵집 앞에서 52세 중국계 여성이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 트위터 캡쳐) 2021.02.20.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종에 대한 혐오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뉴욕에서 80대 한인 할머니가 아무런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 화이트플레인스 경찰은 83세 한인 할머니에게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에서 이른바 '묻지마 폭행'을 가한 혐의로 지난 11일 사건의 범인 글렌모어 넴버드(40)를 체포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지난 9일 쇼핑센터 부근을 걸어가던 중 용의자인 넴버드의 갑작스러운 주먹질에 머리를 땅에 부딪혀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행인들의 도움으로 할머니가 의식을 되찾을 때 넴버드는 이미 현장을 떠난 상태였다.

넴버드는 65세 이상 노인을 폭행한 2급 범죄 혐의로 기소됐고, 최대 징역 7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경찰은 넴버드가 노숙자로 특별한 주거지가 없다고 밝혔다. 법원 기록을 보면 그는 지난 1년간 각종 범죄로 화이트플레인스 경찰에 4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다.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방 검사인 미리암 로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인종차별 혐오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카는 "혐오범죄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주며 공포심을 조성한다"며 "당신이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증오범죄를 목격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길 촉구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한국 등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주민들이 자경단을 조직하고 주기적으로 순찰을 도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첫 황금시간대 대국민 연설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는 미국적이지 않다고 규탄하며 이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한 이후 아시아계는 공격과 괴롭힘을 당했고, 비난 받았으며,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미국인 동료들이고 생명을 구하려고 애쓰는 최일선에 있지만, 그들은 신변 안전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며 "이것(아시아계 혐오범죄)은 옳지 않다. 미국적이지 않으며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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