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청년 고용률↑, 실업률↓…청년들 "체감은 정반대"

기사등록 2021/03/12 14:52:16

2020년 고용률, 4.1%포인트 올라 44.7%…실업률 2.1%포인트 하락 7.7%

"고용률 상승에는 청년인구 감소, 산업분포 등 영향 끼쳐"

"실업률 하락은 구직활동 줄자 경제활동인구 수치 감소 영향"

대전 청년 고용률을 전국 청년 고용률 비교 그래프 (사진=통계청 e 지방지표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대전 청년 고용률 상승 폭이 전국 1위로 나타났지만 청년들에게 취업의 벽은 아직도 높기만 하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도 대전 청년 고용률은 2019년에 비해 4.1%포인트 상승한 44.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지난해 전국 평균 청년 고용률은 대전보다 2.5%포인트 낮은 42.2%였다.

이와 함께 대전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2019년 9.6%에서 2.1%포인트 하락한 7.7%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에 따르면 고용률이 상승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전의 특이한 상황과 조건들이 맞물려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대전의 고용률 상승은 취업자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대전시 청년 인구가 감소한 부분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며 "취업이 늘어야만 수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마다 산업 특성이 다른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대전에는 정부청사, 연구단지 등 공공행정 사업이 도·소매, 서비스 산업보다 많이 자리 잡고 있어 지역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고용률은 ‘(청년취업자/만15~29세 인구)×100’으로 산출되는데 이 중 청년 인구가 줄어 결괏값이 커졌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을 떠난 인구 24만3418명 중 청년 인구는 7만3675명으로 약 30%에 달했다.

대전 청년 실업률과 전국 청년 실업률 비교 그래프 (사진=통계청 e 지방지표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함께 대전 청년 실업률은 2019년 9.6%에서 2.1%포인트 하락한 7.7%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감소한 이유로는 일자리 감소 요인도 있다.

관계자는 “실업률은 경제활동 인구가 기준이 되는데 이 요건 중 하나가 구직활동이다”라며 “구직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채용이 많아야 하는데 일자리가 줄어 구직활동 자체도 같이 줄었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고용률 상승 폭에 대해 현실과 거리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4학년 A씨는 “그동안 선배들이 열심히 하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을 믿었고 열심히 하는 선배는 좋은 기업에 취업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는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야 취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률이 올랐다고 나오지만 주변 취준생들 중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다”며 “취업하지 못하고 구직활동을 멈춘 채 기타 자격증이나 어학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이 주변에 더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직장인 B씨는 “지난해 인턴으로 취업하긴 했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취업한 사람이 극히 드물어 수치와 체감은 거리가 있는 편이다”라며 “인턴 계약 기간이 끝나고 다시 취업 경쟁에 뛰어들 생각을 하니 막막해 당분간 쉬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191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