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고위급회담 장소 왜 앵커리지로 정했나?

기사등록 2021/03/12 12:46:06

미 본토·중 중간지점이란 의미 커…코로나19 상황 양호한 편

【앵커리지=AP/뉴시스】지난 2017년 4월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용기가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시 주석은 당시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 앵커리지에 잠시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미중 고위급 당국자가 오는 18~19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회담 장소를 지정한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11일 중국 외교부는 사이트에 게재한 자오리젠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및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18~19일 앵커리지에서 고위급 전략대화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미국 측이 회담 개최 사실을 공표한지 하루 만에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회담 사실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미중 고위급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국의 우려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앵커리지를 회담 개최 장소로 정한 것은 그 지리적 위치와 코로나19 상황이 미국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중국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앵커리지가 회담 장소로 선정된 이유는 좋은 '중간지점(midpoint)'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류웨이둥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 문제 전문가는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지만, 워싱턴D.C.와 베이징에서 대략 같은 거리에 있는 지점”이라며 “이에 따라 외부에 이번 회담이 대체로 중립적인 기초하에 진행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6월 양 위원은 또다른 중간 지점인 하와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회동한 적이 있다. 

이밖에 알래스카는 미국의 다른 주에 비해 코로나19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11일 기준 미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921만4400여명을 기록하고 사망자가 53만700명을 넘긴 가운데 알래스카주 누적 확진자수는 약 6만명, 사망자는 약 300명이다.

아울러 알래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도 미국 각 주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인구의 16%가 이미 백신을 접종했다.

한편 중국 전문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 순위에 있다고 밝혔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패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변학자 중 한 명인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블링컨 장관의 이번 일정 순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국 우선 원칙과 일치하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동맹국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든지 미중 관계는 아·태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사안이며,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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