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면접 논란' 동아제약 불매 꿈틀…"대체품 많다"

기사등록 2021/03/10 05:00:00 최종수정 2021/03/10 05:19:33

"동아제약 면접서 성차별 발언 있었다" 주장

여성 지원자에 "군대갈 생각있냐" 질문 논란

여성 주로 모이는 커뮤니티, 불매리스트 공유

동아제약 "인사제도 개편 과정서 발생, 죄송"

[서울=뉴시스] 동아제약 건물 전경. (사진=동아제약 제공) 2021.3.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동아제약의 채용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동아제약 불매리스트가 공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동아제약에서 판매하는 자양강장제, 피임약, 생리대 대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제약사 제품을 사용하자는 취지의 글이 최근 퍼지고 있다.

앞서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의 유튜브 영상 '네고왕 5편'엔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이 있었다는 댓글이 달려 논란이 됐다.

해당 영상은 최호진(55) 동아제약 대표와 방송인 장영란(43)씨가 생리대 가격을 두고 '네고'(협상을 뜻하는 영단어 'negotiate'를 줄여서 쓴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면접을 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A씨가 이 영상 댓글을 통해 면접관이 "여자는 군대를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 등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차별 논란이 일자 동아제약 측은 지난 6일 최 사장 명의로 사과 댓글을 달았다.

동아제약은 "작년 11월16일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1명이 지원자에게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원자에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후 동아제약은 "작년 11월 면접 당시 회사는 인사제도 개편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었고, 특히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군필자 신입 초임 가산 제도에 대한 이슈가 논의 중(군필자와 군미필자 동등 적용)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여성들이 다수 이용하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은 더 확산하는 모양새다. 면접에서 나온 질문을 두고 '실수가 아닌 여성 차별적인 문화의 표출'이라는 시각이 있다.

군 가산점, 여성 입대 등은 몇 해 전부터 논란이 일었던 주제인 만큼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성들이 다수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퇴근 동아제약을 불매해야 한다는 수십개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는 동아제약의 상품들을 대체할 물품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 네고왕 영상 주제였던 생리대도 불매 리스트에 올랐다.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한 면접자라고 주장하는 이는 최근 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질문을 한 사람이 ○○팀장이었다'는 구체적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면접을 마친 후) 비상계단에 쪼그려 앉아 서럽게 울었다"며 "2020년에 저런 질문을 받았다는 현실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한편 동아제약 측은 논란의 당사자인 인사책임자에게 직책 해임 및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동아제약의 한 관계자는 "해당 인사책임자는 면접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어의 사용으로 사규에 따라 해당 지위에서의 업무태만, 회사 질서 문란 초래 및 직원 품위 손상으로 직책 해임 및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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