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추경만 5차례…끝이 아니다 '전국민 위로금' 예고

기사등록 2021/03/02 11:00:00 최종수정 2021/03/08 09:21:22

지난해 3월 이후 1년 사이 추경으로만 86.3조 편성

2009~2019년 7차례 추경 규모 89조와 비슷한 수준

채무비율 48.2%로 8.4%p ↑…나랏빚 1000조 육박

文대통령 '국민 위로금' 언급…사실상의 5차 지원금

"확진자 수 줄고 방역 안정화되면 공론화 가능성"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낙연 대표의 추경 및 재난지원금 관련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28.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계층을 돕기 위해 15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포함한 19조5000억원 규모의 2차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이후 최근 1년 동안 5차례 추경으로, 그 사이 나랏빚은 1000조원에 육박하며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방역 조치가 정상화 되면 전 국민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추가적인 재정 지출을 예고하고 있다.

2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날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2차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으로 소상공인·고용취약계층 긴급 피해지원금과 고용·방역대책 등에 필요한 재원 19조5000억원이 담긴 추경안을 편성했다.

지난해 2월 하순께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감염병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3월17일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당시 추경은 확진자가 속출하며 일상이 마비되다시피 했던 대구·경북(TK) 지역에 대한 집중 지원 등 방역과 경제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4월29일에는 전 국민 1인당 4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12조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소득 하위 70% 지급이냐, 전 국민 대상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국가적 재난 앞에 지체할 여유 없이 국회 통과부터 집행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정부와 여당은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발 빠르게 3차 추경안 논의에 들어갔다.

[서울=뉴시스]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2차 추경안에 대한 국회 심의 중 일찌감치 편성을 구체화했다. 국회 제출 이후 통과까지 꼬박 한 달이 걸리긴 했지만 35조1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추경이 편성됐다.

그럼에도 8월15일 광화문 광복절 집회 이후 촉발된 2차 확산세로 인해 4차 추경이 불가피해졌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선별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4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다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올해 558조원이라는 슈퍼예산으로 나라살림을 꾸리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역대 5번째 이자 2년 연속 1분기 추경을 편성하기 이르렀다.

불과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5차례나 추경을 편성한 셈이다. 그 규모도 무려 86조3000억원이나 된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28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 이후 2019년까지 11년 동안 7차례 추경 규모가 89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1년 간 본예산 외에 얼마나 막대한 추가 지출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다.

재정건전성은 계속해서 악화돼 이번 추경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까지 치솟았다. 1년 사이 8.4%포인트(p)나 증가했다. 국가채무도 160조7000억원 급증하며 1000조원(965조90000억원)에 더 가까워졌다.

이런 가운데 향후 추가적인 재정 지출이 예고된다. 전 국민 위로금과 자영업자 손실보상제가 그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추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모습. 2020.05.04. 20hwan@newsis.com

선별 지급 방식으로 결론 났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추가적인 보편 지급 가능성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는 말했다.

지급 시기와 규모, 방식 등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지만 사실상의 5차 재난지원금을 예고한 셈이다. 전 국민 위로금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규모와 비교해 10조원 이상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차라리 다행이다. 국내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에는 경제가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 등이 위력을 떨칠 경우 위로금이 아닌 추가 지원 대책 마련에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국가채무 연내 1000조원 돌파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진척을 보이고 집단 면역 체계를 갖추는 등 최소한의 방역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전 국민 위로금 지급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확진자 수가 줄면 정치권 등에서 공론화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군산=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백신주사기 생산 현장인 풍림파마텍을 방문해 일반 주사기와 LDS 백신주사기(오른쪽)를 비교하고 있다. 2021.02.18.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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