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전화번호 홍보연락처로 활용 문제
개인정보 유출, 이제는 상업적 이용까지
전문가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알고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문 명부에 작성된 연락처가 화근이었다. A씨는 "당시 함께 갔던 3명이 전부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당시 명부를 제외하면 전화번호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텐데 굉장히 난감하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2. 경기 한 신도시에 살고 있는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B씨는 주중에 명부를 한번 쓰고 나면 주말이면 어김없이 스팸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B씨는 네이버 카페에 "처음 털렸을 땐 우연이겠거니 했는데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역학조사를 위해 마련된 '방문자 명부'가 개인정보 유출 및 악용의 한 경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다른 사람의 연락처를 알아내는 등 개인의 일탈 수준에서 그쳤던 문제가 자칫 상업적으로 이용되면서 더 큰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중점·일반관리시설에서 출입자 명부 작성이 의무화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시 경로 파악을 위한 조치다.
명부 작성시에는 이름과 연락처를 적도록 돼 있는데, 중대본은 앞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문제가 수차례 발생하자 이름 대신 사는 지역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상업적인 스팸 문자메시지 전송은 이름이 없어도 상관이 없기 때문에 방문자 명부가 '영업 장부'처럼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홍보 행위는 정부 세칙 위반 행위다. 보건복지부 수기명부 비치 및 관리 세칙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유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4주 후 폐기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낸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예방이라는 기존 목적이 아닌 별도 가게 홍보를 위해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건 명백히 위법이라고 강조한다.
최홍석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주무관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수집한 정보를 상업적 홍보를 위해 쓰는 건 당연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나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구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개인정보 불법수집에 해당하는 명백한 위법"이라며 "제3자가 방문기록을 배껴간 것이라고 할지라도 주인에게 관리 책임을 물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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