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IT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현실과 단절되고 현실 그대로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과 현실이 상호 작용하는, 현실과 가상, 이상이 적절히 융합된 공간이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아바타'와 함께 처음 등장했다. 약 30년 전에 생겨난 메타버스 개념이 최근 주목받는 것은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용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통신망이 최근 상용화되면서 메타버스 시대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가 4G 시대의 주요 콘텐츠였다면 5G 시대에는 메타버스가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작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가 더욱 빠르게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이미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서비스가 이용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바타로 입장해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게임을 즐기거나 본인이 직접 게임이나 콘텐츠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미국의 '로블록스'라는 메타버스 서비스는 이용자가 1억5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미국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해 눈에 띈다.
미국 에픽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 안의 '파티 로얄'이라는 3차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간도 메타버스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파티 로얄 계정을 보유한 가입자는 3억5000여만명에 이른다. 이용자들은 파티 로얄에서 함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메타버스는 엔터테인먼트·게임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들어가 선거 유세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어린이날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 속에서 가상의 청와대를 만들고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제트가 운영중인 '제페토'가 메타버스 인기를 가장 잘 보여준다. 제페토는 실제 얼굴을 바탕으로 아바타를 만들고 다양한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메타버스 시대 Z세대 인기 놀이터로 자리매김 중이라는 네이버는 설명했다. 실제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등 유명 아이돌 그룹도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전 세계 팬과 소통하고 있다.
또 전통적인 마케팅을 중시한 명품 브랜드들도 제페토를 적극 활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구찌는 이달 제페토에서 의류, 핸드백, 액세서리 등 아이템 60여종을 출시, 이용자들이 가상공간에서 구찌 스타일을 마음껏 업어볼 수 있도록 했다.
입체적인 비대면 회의를 원하는 이용자라면 누구나 버추얼 밋업 모임을 주관하고 지인을 초대할 수 있다. 점프 VR 앱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별도 VR 기기 없이 스마트폰, PC 만으로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이 유통한 '오큘러스 퀘스트2'는 국내서 출시 첫날인 지난 2일 하루에만 4000대 이상이 판매되는 등 1차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가 출시한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는 전 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메타버스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한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오는 2025년 관련 매출이 2800억 달러(약 310조원)로 현재의 6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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