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이들은 19일 영국과 캐나다가 단행한 군부 인사 제재를 환영하고 나섰다. 다만 군부 지도자 보다 군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들을 제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를 이끄는 학생 지도자 씬자르 순레이 이(Thinzar Shunlei Yi)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영국의 미얀마 군 장성 제재와 미얀마 군부와 거래하는 영국 기업을 막기 위한 새로운 작업을 환영한다"며 "오는 22일 유럽연합(EU)의 (미얀마 쿠데타 대응 수위) 발표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얀마 군부 인사 9명에 대한 캐나다의 제재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서 이와 같은 협력적이고 단합된 대응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그는 앞서 'EU가 군부 지도자가 아닌 군 관련 기업을 제재해야 한다'는 반(反)군부 성향 영국 기반 단체 버마 캠페인의 성명을 공유한 뒤 우리는 미얀마 군사정권의 기능을 멈추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환영한다.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군부가 운영하는 회사들을 제재하는 것"이라고 유럽 외무장관들에게 촉구했다.
버마 캠페인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EU는 군부 지도자 제재를 말하고 있지만 그 수단은 EU내 자산 동결, 비자 발급 금지 정도다"며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은 EU가 동결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 비자 발급 금지는 군부 지도자들이 EU에서 휴가를 보낼 수 없다는 의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쿠데타 이후 미얀마 거리에서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하는 수백만명에 대한 배신"이라며 "EU가 미얀마 군부 관련 기업에 대해 표적 제재를 가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 단체는 해당 기업들이 군부가 미얀마 국민을 탄압하는 자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버마 캠페인 책임자인 마이클 파마너는 로이터통신에 "군부 지도자 제재는 상징적인 것이다. 군부 관련 기업을 제재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은행부터 맥주, 통신, 운송까지 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의 제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쿠데타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부 인사는 지난 2017년 로힝야족 탄압으로 서방 국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고 있다.
통신은 오는 19일에도 각지에서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 시민들은 시위와 시민 불복종운동(CDM)을 전개하며 군부에 저항하고 있다.
군부는 시위와 CDM을 주도하거나 참여를 독려한 인사 등을 체포하며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 지원협회는 18일 현재 521명이 구금돼 있다고 했다. 이중 44명만 구금 해제됐다.
한편, 영국 정부는 18일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했다는 이유로 미얀마 국방장관, 내무장관, 내무차관 등 3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영국 정부는 자국이 제공하는 지원이 미얀마 군정을 간접적으로 돕지 못하도록 방지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캐나다도 이날 미얀마 군부 인사 9명에게 제재를 부과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1일 쿠데타를 이끈 미얀마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장군 등 10명과 3개 단체를 대상으로 제재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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