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佛 대통령 "미국·유럽, 확보한 백신 5% 개도국 나눠줘야"

기사등록 2021/02/19 02:49:57 최종수정 2021/02/19 03:47:16

"이웃 개도국 돕지 않는다면 변이 재유입으로 정상화 불가"

[투르=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021.01.06.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국들이 각자 확보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최대 5%를 발전도상국에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당장 수십억회 분량이나 수십억 유로를 제공하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진 분량의 4~5%를 더 빠르게 (발전도상국들에) 할당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미국보다 백신 확보와 공급이 느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소량의 확보분을 발전도상국에 제공한 데도 유럽의 백신 접종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발전도상국에 대한 백신 공급은 다자주의의 시험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발전도상국 백신 공급이라는 외교적 경쟁에서 서구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밀리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백신 외교나 권력 싸움이 아니다. 공중 보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과학적 검증을 거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한 백신의 세계 공급을 환영한다고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와 유럽인들의 이익"이라며 지중해 일대와 중동, 발칸지역의 이웃 나라들을 돕지 않는다면 백신 내성을 가진 변이 재유입으로 유럽국들의 정상화도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고소득 국가들은 세계 전체 인구의 13%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백신 51%를 선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결된 세상에서 백신의 공정한 배분이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세계 경제를 복원할 최선의 방법이라며, 선진국들에 백신 나눔을 재차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모두가 안전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선제적으로 백신 접종에 들어간 선진국들도 백신 나눔을 서서히 검토하고 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19일 G7 화상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및 국제 백신 협력체 코백스(COVAX)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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