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박영선, 우상호 후보는 17일 TV토론을 통해 서로의 공약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오후 연합뉴스TV에서 진행된 두 번째 TV토론에서 두 사람은 주로 부동산 관련 공약을 두고 맞붙었다.

우상호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수직정원도시' 공약을 두고 "전문가에 물어보니 나무 5000그루를 넣으려면 40~45층 구조가 나와야 하는데 서울시내, 특히 강북에는 이 정도 넣을 땅이 없다"며 "수직정원 공약은 수정하거나 철회해야 한다. 본선에서 야당 공세와 전문가 지적이 이어질 거다.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공세를 벌였다.

이에 박 후보는 "계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며 "디테일까지 이야기하는 건 성급한 질문이 아닐까 한다"고 맞받았다.

우 후보는 박 후보가 강남 재건축을 허용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돕겠다고 하고,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주택을 짓는다고 하는데 강남 지역 부동산이 들썩이면 어떻게 하느냐"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상충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가 내세운 강변북로 공공 아파트 보급 공약을 두고 "조망의 공공성 문제가 있다"며 "한강 강변 조망권은 서울시민 모두에게 있는 건에 아무리 서민들에게 분양한다고 해도 고밀도로 너무 높게 올라가면 그 앞이 다 막혀서 특정 사람들만 조망권을 누릴 수 있다"고 반격했다.

그러자 우 후보는 "아파트 조망권을 훼손하지 않는 부지가 15~20㎞ 정도 나오더라"면서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경우 층수를 올리고, 답답해 보이는 경우엔 층수를 6~7층 형태로 낮춰 타운하우스로 라인 자체를 부드럽게 만들면 된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 의료 공약 등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우 후보는 박 후보가 발표한 '원스톱 헬스케어 서비스'를 두고 "의료민영화로 가는 길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박 후보는 "보건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데이터를 시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의료민영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가 내놓은 서울시립대에 공공의과대학 설립 공약을 두고 반격했다.

그는 "서울시의사회가 텅 빈 공약이라고 비판했는데 시립대에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서울시의사회와 의견조율을 할 필요가 있다"며 "또 공공의과대 설립 추진과 함께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과 같이 서울시가 운영하는 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공공병원 시설도 확충하고 처우를 개선하되 공공의료인력도 키워야 한다"며 "공공병원 시스템과 공공인력 공급을 같이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공방을 주고받으면서도 농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후보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만든 코로나19 백신 접종 주사기,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를 홍보하며 "오늘 아침 미 FDA(식품의약국)에서도 승인이 났다. 우 후보도 이 주사기를 만든 중소기업을 칭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 후보는 "잘하신 것 같다. 백신이 있어도 주사기 없으면 안 되니까 그건 칭찬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가 구독경제 공약을 설명하며 "어머니에게 일주일에 한 번 갈비탕을 보내고 싶다면 온라인에서 싼 값에 구독해 보낼 수 있다"고 하자 우 후보는 "어머니에게 갈비탕을 일주일에 한 번 강요하는 건 심한 게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다.

두 후보는 25일 KBS TV토론, 22일 BBS 라디오 토론, 24일 CBS 라디오 토론을 통해서도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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