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3위 日 르네사스, 지진에 공장 멈춰...반도체 부족 심화되나(종합)

기사등록 2021/02/15 17:05:00

정전으로 클린룸 장비·제품 손상 확인 위해 조업 중단

운영 재개 시기 미정...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예상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회사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가 지진으로 인해 일부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15일 NHK 등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지난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이바라키현 공장의 운영을 중단했다.   

르네사스는 "현재까지 건물이나 장비에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진으로 인해 발전소의 전력이 손실됐다"며 "이 후 정전이 복구됐지만 클린룸 시설에서 제조 장비와 제품의 손상을 확인하기 위해 작업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운영 재개 시기는 미정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번 멈추면 재가동하는 데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반도체 특성상 공장 가동이 한 번 중단되면 재가동이 쉽지 않아서다. 제품 수율을 위해 설정해놓은 수치들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는 무균 청정 공간인 클린룸이 멈출 경우엔 불량률이 높아져 당일 생산한 대규모의 물량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 지난해 3월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발생한 30분 미만의 정전사고에도 피해규모는 50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대응하여 생산량을 늘려온 르네사스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가동을 서두르고 있었다. 이 공장은 연휴였던 14일에도 가동될 예정이었다.

르네사스는 10년 전에도 동일본 대지진으로 주력 사업장인 나카 공장이 피해를 입어 3개월간 조업을 못하면서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조업에 타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 정도이며, NXP·인피니언·르네사스·텍사스인스트루먼트(TI)·ST마이크로일레트로닉스가 MCU 중심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생기며 다임러와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 혼다, 포드, FCA 등이 잇달아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도체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줄였고, 하반기 들어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며 수급 차질이 심각해졌다.

차량용 반도체는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기파워트레인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다. 차량의 고급화와 자율주행 고도화 등으로 빠른 속도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PC·스마트폰용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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