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수도권 거리두기 15일 2단계로 완화"
영업시간 연장엔 '환영', 5인 인원 제한 '아쉬워'
술집 "10시도 부족", 카페 "인원 제한 소용 없어"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희비가 갈리는 분위기다. 영업시간이 늘어난 것에 대해선 대체로 환영 분위기가 컸으나 술집 사장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또 인원 제한 조치는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 많았다.
1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모레부터 2주 동안 수도권의 거리두기는 2단계로, 이외 지역은 1.5단계로 각각 완화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기존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늘어난다. 다만 '5인이상 모임 금지'는 전국적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일단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난 것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반기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72)씨는 "시간제한이 밤 9시까지면 손님이 아예 안 들어온다"며 "그나마 연장이 되면 사람들이 여유가 생겨서 저녁에 술 한잔 하러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하모(57)씨는 "당연히 땡큐다. 원래는 식사시간 고려해 손님을 8시까지 밖에 못 받았다"며 "9시 영업제한 이후 매출이 15%로 줄었는데 영업시간이 연장된다고 하니 이젠 일요일에도 문을 열 생각"이라고 호응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9년간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48)씨는 "가게를 내놔도 권리금도 못 챙기는 상황이었는데 10시까지 풀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다만 학원들이 문을 안 여니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68)씨는 "전보단 낫겠지만 (업종 특성상) 이왕 풀 거면 자정까지 허용해줬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애매하게 1시간만 느는 바람에 오히려 인건비만 늘 수 있다고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서울 구로구 브런치 카페에서 4년째 근무 중인 이모(31)씨는 "마지막 1시간 때문에 손님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마감시간이라 1명을 더 써야할 것 같은데 오히려 월급이 더 나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5인 이상 영업제한을 둔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울 노량진에서 14년째 추어탕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61)씨는 "설날 이후엔 연말연시 분위기도 끝나 모임을 많이 갖지도 않을텐데 제한을 더 풀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한식집 사장 하씨는 "원래는 근처에 당구장이 있어서 5인 이상 손님들이 왔었고 재작년엔 모임 끝나고 해장하러 오는 이들도 있었다"며 "인원 제한 금지조치나 좀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5인 이상 유지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는 하지만 아쉽다"며 "상권이 대학가여서 원래 이맘때쯤에는 신입생 오티(오리엔테이션) 같은 행사도 많이 했었다"고 섭섭한 기색을 내비쳤다.
구로구 브런치 카페 직원 이씨는 "어차피 5인 이상 손님들이 많이 와서 서로 떨어져 앉는다"며 "설에는 가족 모임 못하게 했어도 다들 놀러가지 않았나. 좀 웃긴 조치 같다"고 말했다.
노량진 카페 사장 이씨는 "업장이 작아서 5인 이상 자리 자체가 없었다"며 "홀 영업 제한을 풀어줬을 때가 훨씬 효과가 컸다"고 했다.
이날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구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추가 발표했다.
수도권의 경우 식당, 카페 등 오후 9시 운영제한 업종 약 43만개소의 운영 제한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완화한다. 영화관, PC방, 오락실, 학원, 독서실, 놀이공원, 이미용업,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약 48만개소)의 운영시간 제한은 해제된다.
수도권은 4주째 하루 평균 200명 후반대의 환자 수준으로 정체 양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2.5단계 기준(400~500명) 이하로 떨어졌다. 비수도권은 하루 평균 100명 이하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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