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베넷 "북한·이란 협력, 중·러와 조율"
브루스 벡톨 "북·이란 미사일 미 본토 겨냥"
김경숙 "쿼드 플러스 동참 시 中 경제 공격"
최원기 "쿼드, 바이든 민주주의 연합 핵심"
특히 미국과 앙숙 관계인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분야 협력을 강화하면서 안보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 협력 움직임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며 "최근 중국, 러시아와 연계해 사전에 조율된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4각 공조를 암시하는 움직임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중국, 이란 해군과 인도양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해 이란이 북한에 반제재 국가 모임 창설을 제안했다"며 "이란 당국의 한국 선박 피랍 또한 독립된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북한과 이란의 행보는 더 우려스럽다. 북한과 이란이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지난 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과 이란 간 미사일 개발 협력의 본질은 미국 동·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벡톨 교수는 이어 "이란이 북한의 도움을 받아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스라엘 뿐 아니라 유럽까지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북한이 서쪽에서, 이란이 동쪽에서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제한된 요격기 수량을 고려하면 미사일 방어 관점에서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이처럼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으로 이어지는 반(反)쿼드 연합 결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쿼드와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해 주목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국제 규범을 준수한다면 어떠한 지역협력체 또는 구성과도 적극 협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가 쿼드 가입 여부를 정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중국과의 관계를 두루 고려해 쿼드에 관한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우리 정부에 조언했다.
김 위원은 "쿼드 대신에 민주주의 연대가 강화되고, 한국이 민주주의 10개국(D-10) 회의에 참여하게 될 경우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는 민주주의 클럽이 되도록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아태전략 전망: 미·일·인도·호주 4자 협의체(Quad)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미국이 구축하고자 하는 지역 안보체제에 한국이 동참하게 되면 한미동맹의 성격이 한반도 이슈 중심에서 지역 안보 이슈로 변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바, 이는 매우 큰 안보적 함의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쿼드의 협력의제가 군사안보를 넘어서 경제, 기술, 무역 등으로 확장된다면 한국의 부분적 참여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 연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쿼드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민주주의 연합의 중요한 핵심축의 하나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정치적 가치와 자유주의 질서에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동맹국인 한국은 이에 대한 선제적이고 전향적인 대응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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