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런 짓을" 이모부부 조카 학대 사망사고에 주민 분개

기사등록 2021/02/09 17:32:12 최종수정 2021/02/09 17:35:06

"10살이면 아직 애기인데…"

경찰, 구속영장 신청 예정

안형철 기자 = A(10)양이 숨진 경기 용인 아파트. 2021.2.9. goahc@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용인=뉴시스]안형철 기자 = 9일 오후 3시께 경기 용인시 소재 아파트 단지 앞. 전날 10살 나이의 조카가 이모 부부에 폭행과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학대를 받아 숨진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집 앞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으며, 현관문에는 우편물 도착을 알리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또 집 안에는 애완견의 짖는 소리가 들렸다.

집 앞에는 빈 종이상자와 자전거가 놓여져 있어 폴리스라인만 없었다면, 잔혹한 범행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 평범한 가정집의 모습이었다.

취재진이 해당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오후 시간이어서 아파트단지 안을 왕래하는 인적은 드물었다.

많은 주민들을 만날 수 없었지만, 이날 만난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이모 부부의 잔혹한 범행에 분노하면서도 사망한 피해 아동에 대한 안타까움을 연이어 드러냈다.

해당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박모(30대)씨는 "너무 안타깝다. 10살이면 아직 애기인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안 그래도 동네에서는 그 사건이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방금 전까지도 다른 사람들과 그 얘기를 나누고 왔다"고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아침에 뉴스를 접했을 때 아이에게 물고문과 같이 학대를 했다고 들었다. 아이가 너무 불쌍하고, 그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일부 주민의 경우는 해당 사건을 떠올리기 싫은지, 손사래 치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피해 아동과 이모 부부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안타깝다는 의견만큼은 같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50대 여성은 "같은 동, 다른 라인에 살고 있지만 이모 부부와 아이를 본 적은 없다"며 "당시 아이가 얼마나 무섭고 괴로웠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좋지 않다. 또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고 하니 더 마음이 쓰인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피해아동과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살고 있는 10대 청소년은 "뉴스를 통해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알고 있지만, 만나거나 본 적은 없다"며 "어린 동생이 그렇게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모 부부의 학대로 숨진 A양은 지난해 11부터 이모 집에 맡겨졌으며, 지난 8일 아이가 물에 빠져 숨졌다는 이모 부부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A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들은 학대 의심 신고를 했고, 경찰은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이모 부부는 1차 경찰 조사에서 "A양이 말을 듣지 않아 주거지에 있던 플라스틱 재질의 막대기 등으로 전신을 수차례 폭행하고 욕조에 머리를 담그는 등 학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의 이모, 이모부 등 2명에 대해 조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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