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秋 라인' 신임…검찰개혁 시즌2 메시지 담았나

기사등록 2021/02/07 17:04:27

이성윤·심재철 등 '추미애 라인' 신임

尹측 대검 간부 교체 요구 반영 안돼

'박범계 검찰개혁 시즌2' 예고로 평가

[서울=뉴시스]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내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사용했던 장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인사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첫 검찰 인사에서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불리던 인사들을 중용했다. 인사 규모는 최소한에 그쳤지만, 메시지는 분명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법무부는 검사장급 인사 4명을 전보시키는 선에서 최소한의 인사를 단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돼 전국 최대청을 계속 이끌게 됐다. 윤 총장 징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심재철 검찰국장은 라임 사건 등 굵직한 수사가 진행 중인 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영전했다. 또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는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윤 총장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찬호 제주지검장,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검사 등 추미애 전 장관의 재임 시절 대거 좌천성 인사 조치된 윤 총장의 핵심 참모들도 자리에 머물게 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과의 협력을 주문하고, 박 장관이 소통을 강조하면서 이번 인사에서는 윤 총장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되는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역시 윤 총장 의견은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요청한 인물로는 유일하게 '월성 원전'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인 이두봉 대전지검장이 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사건에서 정부 등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교체 시 예상되는 비판 여론을 염두에 둔 인사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조직 안정'을 이유로 인사를 최소화했다는 박 장관이 윤 총장보다는 '추미애 라인'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사 전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게 돼 있는 관련 법을 좁게 해석함으로써 추 전 장관 당시 설정된 '수직적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때문에 추 전 장관 재임 당시 진행됐던 검찰 개혁 드라이브, 이에 따른 검찰과 갈등 양상도 계속될 거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검찰의 한 간부는 "인사를 내지 않는 것도 메시지"라며 "총장을 상대로 반기를 들었던 이들을 그대로 둔다는 것 자체가 총장에게 어떤 힘도 실어주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검사는 "인사를 어떻게 하는가 보면 의지가 보인다"며 "검찰 조직을 흔들었던 일들을 '잘했다'고 평가한 인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를 소폭 단행한 배경으로는 승진 인사 요인이 없었다는 점도 거론된다. 사법연수원 23~24기 대부분이 포진해있는 고검장급 직급의 빈자리가 없어 이 지검장 등이 승진으로 수직 이동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것이다.

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고검장급 대부분이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킴에 따라 대규모 인사는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7월께 이후에나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총장 후보군의 인사 검증은 4월께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에 그 시기쯤 거취를 고민하기 시작할 전망이다.

그에 따라 이번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진행될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의 폭 역시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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